비수기 맞은 화랑가 상설전 한창<br>선화랑등 중견·원로작가 작품 200만∼1억 이상까지 다양<br>갤러리 상 '인기작가 소장품전'·노화랑 '소품전'등도 눈길
| 이중섭 ‘통영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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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산 노수현 '추강어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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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비수기를 맞은 화랑가에 상설전이 한창이다. 갤러리 소장품 혹은 최근 2~3년에 개인전이나 기획전을 통해 소개한 작품들을 전시하는 자리로 안목있게 잘 고르기만 하면 저렴한 가격에 알짜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다. 초보 컬렉터들은 화랑별 특성 및 요즘 미술시장의 경향을 한눈에 파악하고, 미술품 애호가들은 작가의 예전 작품 경향을 만나는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자리다. 대부분 화랑은 성수기 봄을 맞기 전인 2월 말까지 상설전을 이어간다.
상설전이지만 작품 수준은 상당하다. 인사동 터줏대감 선화랑은 박서보ㆍ이숙자ㆍ오수환ㆍ김병종 등 무게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1~4층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인기가 높은 김덕용의 대형 '책가도'와 박성태의 '질주'를 비롯해 미디어작가 이이남, 한국적 팝아트를 구사하는 안윤모, 추상화된 인간을 표현한 조각가 김영원 등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중견부터 원로작가가 고루 참여했기에 가격도 200만원대부터 1억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우림화랑은 고암 이응노와 최영림부터 이강소, 박영근, 가국현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이 1,2층에 전시중이다. 최영림의 부처상은 간략하게 표현된 불상과 커다란 광배가 특이한 작품으로 가격은 600만원선. 이응노가 고암이라 불리기 이전 호(呼)인 '죽사(竹史)'서명이 있는 대나무는 300만원선으로 저렴하다.
청와대 앞 갤러리 상에는 인기작가로 성장한 이들의 과거 작품을 볼 수 있는 소장품전이 한창이다. 미디어작가 양만기, 서양화가 박영근, 한지화가 전광영 등의 1990년대 후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신진작가도 참여해 가격대는 100만~1,500만원이다.
팔판동 갤러리 인 상설전에는 레고블록, 실리콘 등으로 전통화를 '디지털 점묘'로 재해석 한 중견작가 황인기를 비롯해 설치작가 홍성철 등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개인전이 열렸던 제임스 케이스비어와 질벤트 외에 내년에 개인전이 예정된 젊은 작가 에디강, 세계 미술계의 큰손인 찰스 사치가 소장한 작품으로 유명한 호르헤 마예트 등도 선보이고 있다. 삼청동 리씨갤러리는 스페인작가 에마뇰 마료단부터 국내 중견 오원배 등 이곳에서 전시를 열었던 작가를 중심으로 소장품전을 열고 있다.
노화랑 상설전은 소품이 강세다. 이수동과 박훈성을 필두로 장이규, 이종진 등의 다양한 작품이 2월말까지 전시된다. 미색의 전통자기를 담아낸 구본창의 사진작품이 특히 눈에 띈다. 인사동 갤러리 토포하우스는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사랑의 마음을 주제로 한 소품만 모아 15일까지 선보인다. 문형태ㆍ최병성ㆍ반미령ㆍ권주안ㆍ이사라ㆍ최영심 등의 8호 미만 작품으로 가격은 100만원 이하로 저렴하다.
논현동 워터게이트갤러리는 근현대컬렉션으로 1900년대 초중반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청전 이상범ㆍ심산 노수현ㆍ의제 허백련ㆍ소정 변관식ㆍ박수근ㆍ이중섭ㆍ나혜석 등의 작품이 15일까지 전시된다.
청담동 가나아트센터 강남점은 독일출신 정물화가 사비네 크리스트만, 스웨덴의 풍경화가 레오 웰머 등 외국작가를 비롯해 강영민ㆍ최지영ㆍ안성하ㆍ두민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20일까지 선보인다. 네이처포엠 내 갤러리선 강남점의 소장품전에는 이길우와 임상빈을 비롯해 일본작가 마유카 야마모토와 이바 야수코의 대표작 등이 전시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