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한금융 사태 이번주가 중대 고비

라응찬 회장, 이백순 은행장, 신상훈 사장(왼쪽부터)

라응찬·이백순 측

신상훈 측


“도대체 (신한금융 사태가) 어떻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누가 잘못했는지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려고 합니다.”(신한금융지주 재일교포 주주ㆍ47ㆍ금융인) “아직 재일동포 교민들 중에는 신한(지주) 경영진이 이렇게 다투고 있다는 내용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곧 바로 (교포 주주들에게) 어느 편에 서라고 하면 몰라도 누가 나서기는 쉽지 않아요”(도쿄 재일교포 민단 관계자) ‘신한은행 탄생’의 첫삽을 떴던 재일교포 주주(지주지분 15% 장악)들은 진흙밭 싸움처럼 전개되는 신한금융 경영진간 갈등을 바라보며 일단 중립코너로 이동했다. 지난 20년간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을 100% 지지해왔던 이들 교포주주는 이번 사태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어느 한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 교포사회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있는 소식통에 따르면 “라 회장과 이백순 행장의 행보에 못마땅해하는 모습”이라며 이백순행장의 주주 설득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이들 교포주주가 한번 더 라응찬회장의 손을 들어줄지, 아니면 20년간의 지지를 철회할 지 여부에 따라 향후 신한금융의 미래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이날 일본 도쿄 주주단을 만나기 위해 현지로 출발했다. 신한은행의 재일교포 주주단은 크게 오사카팀과 도쿄팀으로 구분되는 데 도쿄팀 주주들은 전체적으로 보면 오사카팀보다 적지만 개인별 지분율로 따지면 오사카팀이 ‘개미형’인데 비해 도쿄팀은 ‘큰 손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장의 도쿄행은 신 사장이 과거 신한은행에서 오사카지점장을 지냈다는 점을 고려한 우회 전술로 풀이됐다. 즉 신 사장의 기반이 되는 오사카지역을 피해 도쿄쪽 주주들의 지지를 먼저 얻은 뒤 이를 기반으로 다시 오사카쪽 주주들을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쿄 역시 녹록한 분위기는 아니다. 현지 교민들은 아직 이번 사태의 정확한 진상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어느 편을 들어야 할 지 가치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의 오공태 도쿄민단부단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되는 일이지 모르겠다.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전했다. 재일교포 주주들중 비교적 젊은 50~70대층으로 구성된 친목모임인 ‘뉴리더회’의 한 멤버도 “지금은 상황이 너무 복잡하다. 저희들(뉴리더회)끼리도 아직 어떻게 하자고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있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한때 라 회장측에 전폭적이인 지지를 보냈던 재일교포들이 이처럼 중립적인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향후 지주가 이사회를 열더라도 신 사장 해임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자신하기가 한층 더 어려워졌다. 신한지주 이사회는 사내와 사외 이사를 합쳐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는 데 이중 4명이 재일교포 출신이다. 해임안은 과반수 출석 과반수 찬성의 표를 얻어야 통과될 수 있다. 일각에선 도쿄 주주들도 오사카주주들처럼 이 행장을 냉대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지 사정에 밝은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도쿄에서도 신한지주 주주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도쿄 주주들도 오사카 주주들의 의견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대 관측도 만만치 않다. 신한지주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금융권 임원은 “이번 사태가 초반에 라 회장과 신 사장간의 권력다툼으로만 초점이 맞춰져 보도됐기 때문에 교포 주주들이 우왕좌왕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재일교포들도 신한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라 회장을 져버리는 자충수를 두지는 못할 것이고 결국 시간이 지나면 라 회장이 지지를 만회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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