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황사 발원지 방치 안된다

연초부터 올봄에는 최악의 황사가 몰려올 것이라는 기상청의 발표가 있었다. 황사의 주요 발원지로 꼽히는 몽골의 고비사막과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지역이 지구온난화로 심한 건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황사는 그간 자연현상으로만 이해돼왔으나 최근 지구온난화ㆍ개간ㆍ방목 등 인위적인 요인으로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됐고 그 정도가 점차 심화되고 있음도 밝혀졌다. 지구 전체 사막의 3분의2가 최근 100년간 진행된 것이다. 특히 한반도에 몰려오는 황사의 발원지는 중국 네이멍구고원이 37%, 황토고원이 19%, 몽골 고비사막이 24%로 중국과 몽골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근원지라 할 수 있다. 중국은 무분별한 개발과 벌목 등으로 30개성(省), 889개 지역에서 사막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전국토 면적의 11.6%(남한 면적의 17배)가 이미 사막화했다. 매년 여의도의 6배에 달하는 면적이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몽골 역시 기후 변화와 유목민들의 과도한 방목 등으로 전국토의 40% 이상이 사막화한 상태로 앞으로 90%까지 사막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와 있다. 황사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상시의 50~60배로서 지난 2002년 봄에는 극심한 황사로 휴교(4,373개소) 사태, 항공기 결항(164편), 호흡기질환자 급증, 정밀산업체 휴업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환경정책연구원은 황사로 인한 2004년 연간 피해액을 총 5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이제 황사를 자연재해로 분류(자연재해대책법 제2조)하기에 이르렀고 매년 정부는 황사에 대한 국민 행동 요령을 전파하고 기상ㆍ교육ㆍ산업ㆍ농축산ㆍ질병ㆍ항공 등 분야별 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황사 및 사막화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방지대책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황사 및 사막화 방지대책은 바로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어 방풍림을 조성함으로써 황사의 이동을 막고 더 이상의 사막화를 방지하는 것이다. 한 그루의 건강한 나무는 공기 1ℓ당 7,000개의 먼지입자를 감소시키고 광합성을 통해 일곱 사람이 연간 필요로 하는 양의 산소를 공급하며 방풍림은 농경지의 생산량도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황사 및 사막화 방지를 위한 국제협력사업으로 몽골그린벨트조림사업을 올해부터 착수하게 됐다. 앞으로 10년 동안 총 950만달러를 투자할 몽골그린벨트조림사업은 오는 5월 사업 착수를 알리는 현지 기념식수행사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총 3,000㏊의 사막화 방지 조림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병행해 현지 교육 및 초청 연수, 전문가 파견, 국제 심포지엄 등 국제사회에 대한 홍보사업도 추진될 것이다. 그간 산림청은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산림청장이 직접 몽골 조림 후보지를 확인했고 전문가들이 2회에 걸쳐 현지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또한 조림사업 추진을 지원할 민ㆍ관 협의체를 구성해 활발한 논의를 하고 있다. 양국은 ‘황사 및 사막화 방지 협력 양해각서’를 토대로 사업 추진을 위한 실시 협의록과 사업 감독관 파견 계약서에 서명했고 산림청은 몽골그린벨트조림사업을 총지휘할 감독관을 몽골에 파견했다. 몽골 정부의 그린벨트 프로그램은 2005년부터 30년 동안 몽골의 고비사막과 스텝 지역의 경계선을 동서로 잇는 약 3,500㎞에 달하는 산림대를 녹화하고자 하는 국가 프로젝트다. 그동안 몽골 정부의 재원 부족과 국제기구 및 선진국의 지원이 미미한 상황에서 추진 성과가 불투명했으나 이제 대한민국 산림청이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산림청은 이 사업을 통해 사막화방지조림사업의 성공 모델을 제시, 몽골 스스로의 노력과 국제사회의 동참을 유도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며 또한 이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중국 서북부 지역으로 사막화방지조림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우리 정부는 한국 국제협력단 재원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기술 지원을 통해 중국 서부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8,040㏊의 조림을 실시한 바 있다. 또 ‘동북아산림포럼’과 ‘환경운동연합’ 등 민간단체도 산림청과 함께 중국ㆍ몽골 지역의 초지 조성, 사막화 방지 조림, 국제 세미나 등의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또한 우리는 과거 70년대 세계가 인정하는 국토 녹화의 성공 신화를 이뤄낸 역사가 있다. 이러한 사막화 방지 조림에 대한 그간의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몽골그린벨트조림사업은 반드시 성공적으로 수행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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