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번 기회에 집 넓혀 가볼까?

아파트 시세 '小强大弱' 이라는데…



『 지난해 이후 부동산 시장의 큰 특징 두 가지는 '북고남저(北高南低ㆍ강북 지역의 집값이 강남 지역의 집값보다 상승률이 높다는 뜻)'와 '소강대약(小强大弱ㆍ소형 아파트는 강세, 대형 아파트는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다. 소형 아파트가 주로 강북에 몰려 있으니 이 둘은 하나의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소형 아파트는 대형에 비해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소형 아파트는 최근 1년간 대형 아파트에 비해 4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형 아파트는 전망도 당분간은 밝은 편이다. 공급도 앞으로 몇 년간은 많지 않은 데다 대형 아파트는 각종 금융규제가 투자자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소형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다면 소형에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자녀들이 커가고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등 대형 아파트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 왔다면 지금이 최적의 시기다. 우선 소형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 대형 아파트로 옮기는 부담이 크게 줄었다. 높은 쪽은 가만히 있고 낮은 쪽은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간격이 메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 여기에 언제까지 소형 아파트만 강세를 이어갈 순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2~3년까지는 입주 가능한 소형 아파트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그 이후론 소형 물량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그 때엔 오히려 지금의 반대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투자 목적이든, 실수요 목적이든 집을 넓혀갈 생각이 있다면 이번 기회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수요자를 위해 중대형 중에서도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 단지를 소개한다. 』 ● '저렴한 중대형' 강북·도봉·노원에 몰려 있어
"중대형 2~3년 뒤엔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
방학 신동아1차 매매가 3.3㎡당 850만원대
최근의 소형 아파트 강세는 투기 수요가 몰린 탓도 있지만 투기 자금이 몰렸든 실수요자가 몰렸든 중대형으로 옮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지금이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소형은 가격이 오르는 반면 중대형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차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가장 급격한 가격 상승을 보였던 노원구의 경우, 79㎡형인 상계 주공 1단지는 지난해 3월 2억원 가량이었지만 최근엔 2억7,000만원으로 올랐다. 반면 1년전 2억6,250만원이었던 인근의 109㎡형 대림 아파트는 2억9,750만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다. 1년 전 상계 주공 주민이 대림아파트로 이사하려고 했다면 6,000만원 이상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2,700만원 가량만 있으면 옮길 수 있게 된 셈이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소형 아파트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이전과 같은 급격한 상승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큰 집으로 이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지금이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중대형 약세, 계속 이어지진 않는다=시계를 2~3년 전으로 돌려보자. ‘수요가 적은 소형 아파트가 중대형 아파트보다 하락폭이 크다’,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하락세가 중대형까지 확산되고 있다’, ‘거래가 실종된 상태에서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호가만 크게 치솟았다’와 같은 신문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3년 전만해도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던 것은 중대형 아파트였고 소형 아파트는 이를 뒤따르는 것에 불과했다. 그러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담보인정비율(LTV) 등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기 자금은 소형 아파트를 향해 움직였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은 ‘소강대약’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소형 아파트의 강세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었다. 아파트 가격을 중대형이 이끌다보니 각 건설사들은 이익이 적은 중소형 물량을 줄이고 중대형 아파트에 집중해왔다. 그 결과 소형은 공급이 부족한 반면 중대형은 물량이 넘치게 된 것. 올 여름부터 1만8,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잠실이 대표적인 경우다. 잠실1단지와 잠실 시영의 경우 총 가구 수는 1만2,542가구지만 이 중 공급면적 82㎡형 이하는 전체의 20% 가량인 2,538가구에 불과하다. 또 잠실 2단지도 총 64개 동에서 82㎡형 이하는 7개 동 뿐이어서 주변 중대형 집값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소형 아파트 물량이 늘어나는 점과 올해 분양가 상한제의 시행으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2~3년 후에는 다시 중대형 아파트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저렴한 중대형 단지는 어디=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와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의 99~128㎡형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각각 1,671만원(47만6,145가구), 1,722만원(44만846가구), 132~161㎡형 아파트는 1,977만원(14만5,552가구), 2,028만원(13만8,161가구)으로 집계됐다. 중대형 아파트 중에서 매매가가 서울 평균보다 낮으면서 가구 수가 1,000가구가 넘는 단지는 소형 아파트가 강세를 보였던 강북, 도봉, 노원 등이 많았다. 강북구 미아에 있는 SK북한산의 경우 가구 수는 5,327가구로 대단지지만 3.3㎡당 매매가는 1,100만원 안팎이다. 대중 교통이 다소 불편한 점은 있지만 2012년 경전철이 개통될 예정이고 미아 뉴타운이 완공되면 후광 효과가 기대되는 곳이다. 도봉구 방학동에 있는 신동아 1차 아파트도 복도식인 데다 입주한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면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115㎡형 신동아 1차는 올 들어서만 3,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여전히 3.3㎡당 매매가는 850만원 수준이다. 목동, 용산 등 이른바 인기 지역에서도 서울 평균보다 밑도는 아파트 단지들이 있다. 양천구 신정동의 목동현대 아파트의 경우 138㎡형이 8억원 초반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8억원 후반대에서 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해 말부터 급락세를 연출했다. 용산구 도원동의 삼성래미안은 지난해부터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8억원 중반대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어 3.3㎡당 가격은 2,000만원 가량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저평가 단지라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에 소형 아파트로만 구성된 단지는 아닌지, 나홀로 단지는 아닌지, 교육 시설이 부족하진 않은지 등을 잘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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