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500P 붕괴하던날…/객장 “대책없으면 휴장이라도” 하소연

◎일부선 “심각성 못깨닫나…” 정부성토/증협도 실명제완화 등 특단대책 촉구○…주가가 폭락, 28일 종합주가지수 5백선마저 붕괴되자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 하한가로라도 주식을 팔고보자는 주식투매가 확산돼 증시 공황 분위기. 한 증권사 직원은 『고객들이 전화를 통해서도 하한가로라도 팔아달라는 요청을 해오고 있다』며 『특히 세계적인 증시 폭락사태를 언론을 통해 접한 고객들이 몹시 불안해하고 있다』고 한숨. ○…증권업계는 주식시장이 연일 폭락세를 보이자 다들 큰일났다는 반응. D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을 중단시키거나 중대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투자심리 안정을 위해 어떠한 조치든지 내려야 한다』고 흥분하기도. 한 증권사 지점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폭락세는 세계적으로 주가하락의 도미노 현상에 일부 원인이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아직까지는 험악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며 『다들 자포자기한 심정』이라고 호소. 증권사 영업직원들은 『계속된 주가폭락으로 담보부족계좌가 속출하고 있다』며 『담보부족이 주가하락을 다시 초래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우려. ○…28일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상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 중 신화실업의 상승이유가 증시에 깡통계좌가 급증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와 눈길. 캔의 원료인 석도강판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신화실업이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자 증권업계에서 『증시에 깡통계좌로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계속 늘어나면 캔원료를 생산하는 신화실업의 수익이 좋아지는 것 아니냐』면서 한숨섞인 풍자를 한 것. 이에대해 신화실업 관계자는 『이날 아침부터 왜 주가가 오르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으나 회사입장에서도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어리둥절한 표정. ○…『뉴욕증시처럼 휴장조치라도 취하라.』 연일 이어지는 주가 폭락세에 더이상 견디지 못한 주식투자자들의 하소연이다. 특히 신용투자자들은 전체 신용가능 8백45개 종목 중 신용담보부족에 직면한 종목이 80% 이상을 차지하자 현금으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을 찾느라 아우성. S증권 명동지점의 한 직원은 『남의 주식을 빌려 반대매매를 막았지만 빌려준 투자자마저 담보부족으로 주식회수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연일 폭락세가 계속되는 주식시장을 회생시킬 방안이 없다면 차라리 휴장조치라도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극단적인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또 일부투자자들은 『정부가 폭락증시의 심각성을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며 『미국 백악관은 하루 급락에도 투자심리 안정을 호소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지는 마당에 청와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정부를 맹비난. ○…증권업협회는 폭락장세가 끝날줄을 모르고 이어지자 허탈해 하면서 실명제 완화를 통한 지하자금의 증시유입, 한국은행 특융 등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촉구. 그동안 각종 증시부양책 아이디어를 당국에 건의했던 협회는 정부의 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매도세가 이어지자 『더이상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결단을 강조. 한 협회관계자는 『대책이 있었다면 벌써 했을 것』이라며 증안기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부의 인위적인 주가조작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가능하고 방법은 한은특융, 실명제완화밖에 없다고 주장. 다른 관계자는 『증시붕괴가 시장 내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냐』며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실시한 만큼 이제는 비상수단을 택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 ○…증권거래소, 증권업협회 등 증권유관기관에는 「임시휴장」여론이 빗발.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오전장 초반부터 주가가 폭락하자 선물시장이나 외국시장처럼 임시휴장을 협회가 당국에 건의하라는 투자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소개. 증권사 노조도 시장안정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증권거래소 규정 제5조에 규정하고 있는 「시장의 임시휴장 및 재개규정」에 의거한 임시휴장을 주장. ○…증권사들의 반대매매를 통한 신용담보부족 계좌 정리가 매수세 고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계좌 규정상 계좌잔액이 담보액의 1백30%미만이 될 경우 반대매매를 통해 계좌를 정리하는데 주가가 연일 하한가를 기록해 반대매매에 나서도 팔리지 않는 실정. 이에따라 투자자들의 신용계좌는 원금마저 손해를 보는 깡통계좌가 속출. 현재 담보부족 깡통계좌가 증권사별로 연일 20∼40개씩 신규로 발생. 이로인해 증권사들은 상품주식의 평가손실에 이어 깡통계좌발생에 따른 부실채권이 크게 증가, 증권사들의 경영난도 가중. ○…최근 주가 급락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시황분석지 「데일리」에 추천종목을 내지 않는 증권사들이 속출. 이같은 현상은 중소형주 뿐만 아니라 포철, 한전, 삼성전자 등 핵심우량주마저 주가가 급락하자 더이상 추천할 종목이 없어졌기 때문. 28일 현재 데일리에 신규추천종목을 내지 않고 있는 증권사는 현대, 삼성, 동양, 한화, 서울, 일은, 한남, 신한증권 등.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