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정공이 세계 처음으로 방사성 폐기물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폐기물 처리기술의 개발에 나섰다.현대정공(대표 박정인)은 방사성 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방사능 누출을 영구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사성 폐기물 유리화기술」을 한국전력, 프랑스 엔지니어링회사인 SGN과 공동으로 개발키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사업에 진출한다고 15일 발표했다.
현대정공·한전·SGN이 세계 최초로 개발에 들어간 중·저준위 폐기물 유리화 기술은 「고주파 저온 유도 용융로 방식」을 사용해 원전 방사선 구역에서 사용한 장갑·의류·수지 등의 방사성 폐기물을 유리와 혼합한뒤, 1,300도의 유도전류로 가열해 방사성 핵종을 유리분자 구조내부에 고정시켜 안정된 유리 고체로 만드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방사성 폐기물의 양과 처리비용을 지금의 25분의 1로 줄일 수 있으며 처리후 생성되는 유리고체가 물리적·화학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 방사능 누출을 영구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현대정공·한전·SGN은 이 기술의 개발을 위해 각각 220만달러, 380만달러, 200만달러 등 800만달러를 투자해 99년6월말까지 대전 대덕 연구단지내에 파일롯 플랜트를 건설하고 오는 2000년까지 기술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04년까지 고리 원자력발전소내에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상용플랜트를 건설해 2005년부터 국내 방사성 폐기물을 본격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현대정공은 국내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능력(10만드럼·1드럼은 200리터)중 이미 5만드럼의 폐기물이 발생해 오는 2010년 중반에 포화상태가 될 전망이지만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연간 발생하는 중·저준위 폐기물 3,500드럼을 140여 드럼으로 줄일 수 있어 방사능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정공은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가 우리나라 뿐 아니라 국토가 좁은 대만이나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 유럽에서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어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방사성 폐기물 처리업체로 발돋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채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