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시장 긴급점검] 부동산시장 비수기가 없다

부동산 시장에서 하한기가 사라졌다.강남·신도시 일대 집값은 여전히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고 토지거래까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며 봄·가을 성수기를 방불케 한다. 예년 같으면 6월은 경기상황에 관계없이 부동산 시장이 휴면기에 접어들어 거래가 줄고 가격도 약보합세로 돌아서는 게 통례였으나 올 여름은 상황이 사뭇 다르다. 서울 아파트값을 주도하는 강남 지역의 경우 지난 5월 말 이후에도 가격상승세가 뚜렷하다. 지역·평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한달새 많게는 2,000만원까지 오른 곳도 있다. 특히 이같은 오름세에도 불구, 거래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분당·일산 등 신도시 지역도 마찬가지다. 거래는 강남 지역에 비해 다소 주춤하지만 가격상승세는 여전하다. 매도·매수가격의 차이가 커 실거래는 뜸하지만 문의는 꾸준해 예년 여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경매 낙찰가율도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수도권(인천 제외)의 경매 아파트 낙찰가율이 3월 79.4%, 4월 79.8%로 계속 오름세를 타더니 5월에는 81.6%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는 계속돼 82%의 낙찰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매컨설팅업체인 영선코리아의 김기수 사장은 『낙찰가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대형업체와 인기지역에 국한되기는 했지만 신규분양 열기 역시 좀체로 식을 줄을 모른다. 이달 들어서도 용인 일대 아파트는 「떴다방」 등의 가수요가 있기는 하지만 분양물량이 순위 내 청약접수에서 대부분 소화되고 있다. 업체들의 분양전략도 계절적 요인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6월부터 7~8월까지는 휴가와 맞물려 업체들이 사실상 신규공급을 꺼리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수원·용인 등 수도권 일대에 아직 엄청난 물량의 아파트가 공급대기 중이다. 부동산 시장 중에서 가장 늦은 회복세를 보인다는 토지시장에도 돈이 몰리는 추세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지난 4월 전국의 토지거래 필지수가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24.9%나 증가했다. 택지개발지구 지정설이 나도는 고양 풍동과 용인 성복리 등에서는 땅값이 올들어서만도 2~3배나 급등, 투기조짐까지 일고 있고 양평과 남양주 등의 전원주택지에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장상승 분위기를 대세로 보기에는 섣부른 감이 있다는 신중론 또한 만만치 않다. 아파트 청약열기가 대형업체에서 공급하는 서울과 용인 등 일부 인기지역에 한정돼 있다. 수도권이라도 김포와 남양주 지역 등은 여전히 분양률이 바닥권이고 인지도가 낮은 중소업체들은 분양 자체를 꺼리고 있다. 4,000여가구의 아파트가 이달 중 집중 분양된 수원 천천2·정자2지구의 경우 대규모 미달사태를 빚어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간의 「청약 양극화」 현상이 되레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주택시장 역시 강남과 일부 신도시 지역에서만 강세를 보이고 있을 뿐 나머지 지역은 아직도 조용하다. 지방은 대구 수성구·대전 제3청사 주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찬바람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지금까지 여유계층의 신규아파트 매입을 유도했던 한시적 양도소득세 면제가 7월부터는 전용 25.7평 이하 아파트로 제한돼 대형아파트의 인기가 사그러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낙형(鄭樂亨) 건설교통부 주택도시 국장은 『현재의 집값상승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따른 효과』이며 『상승세가 계속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이상장세는 정부의 추가 경기활성화 대책, 실물경제 흐름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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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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