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올 최악의 ‘취업전쟁’ 예고

◎경쟁률 4대1… 취업 재수생만 12만5천명/50대그룹 만6천명선,작년보다 11% 줄어본격적인 취업전쟁이 시작됐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각종 시험이 치러지지만 대학졸업을 앞두거나 졸업한 사람들은 마음이 무겁기 마련이다. 특히 올해는 사상최악의 취업전쟁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의 잇따른 부도와 경기침체의 장기화 등으로 경제전반에 찬바람이 불면서 아예 공채를 취소하거나 대폭 줄이려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대란」이라는 말이 나오고 「고 3병」을 무색케 하는 「대 4병」으로 대학도서관 열람석을 잡기가 어려운 것이 구직난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취업정보전문기관들은 취업준비생들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채용인원은 축소, 지난 80년 이후 최악의 취업난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히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취업시즌을 맞아 기업별 채용현황, 면접방법, 준비사항 등 취업희망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종합정리한다.<편집자주> 올 하반기 취업을 원하는 대학졸업(예정)자들은 32만명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취업정보기관인 리크루트는 올 하반기 취업희망자는 4년제 대학졸업예정자는 17만2천명과 취업재수생 12만5천명, 전직희망자 2만여명 등 총 31만7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의 27만3천여명보다 4만여명, 16%가량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기업들의 채용인원은 이를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경제전반에 걸쳐 번지고 있는 경기불황과 대기업의 잇따른 부도, 앞이 안보이는 불황터널 등으로 기업들의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삼미·한보 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데다 50대그룹 가운데 80%이상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어느 기업할 것 없이 대부분의 기업들이 판매부진에 따른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하반기 신규채용전망도 우울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LG경제연구원은 올 하반기 10인이상 민간기업의 일자리가 3만5천명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공기업·외국회사·공무원직을 합친다고 해도 전체 일자리수는 8만명선(지난해 9만2천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학을 졸업한 취업재수생 12만5천명보다도 적은 숫자다. 올 취업경쟁률은 4대1에 이를 것이라는 계산이다. 대졸자 4명중 3명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는 얘기다. 지난해에는 3대1의 경쟁률을 보였었다. 이는 50대그룹들의 채용계획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있다. 리크루트의 조사결과 50대 그룹의 올 하반기 채용규모는 1만6천명선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만8천명보다 2천명, 11%가량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14.3% 줄어들었는데 올해는 더 줄어드는 것이다. 그나마 현대그룹 등 일부 그룹들이 채용인원을 크게 늘리기로 하면서 다소 호전된 수치다. 이미 부도를 냈거나 부도유예협약에 가입해 있는 한보·삼미·기아·진로·대농그룹 등은 신규인력을 뽑을 여력이 없는 실정이고, 10대그룹중 채용을 늘리려는 기업은 현대와 선경 등 2그룹뿐이다. 삼성·LG·대우 등은 예전수준, 나머지는 대부분 채용인원을 지난해보다 축소할 예정이다. 10대이하 그룹으로 내려갈수록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동부와 코오롱등 일부그룹만이 신규채용을 늘리고 대부분 예년보다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포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입사원을 뽑지 않기로 했으며 미원그룹도 하반기 신입사원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거평·해태그룹 등 아직 신규채용을 결정치 못한 기업들도 하반기 채용계획을 취소하거나 소수인력만 뽑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이 열악한 취업관문을 뚫기 위해서 취업준비생들은 그 어느 해보다도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특히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면접에 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당락을 결정짓는 최대기준으로 등장한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않고는 최종합격자명단에 오르기 힘들다. 최근 실무자와 임원급들이 번갈아 하는 다단계면접이 각 그룹마다 보편화됐고, 질문내용과 평가방법도 갈수록 다양화하고 있다. 전문성있는 주제에 대해 의견과 소신을 밝히는 프리젠테이션 면접, 면접관이 응시자의 학력과 출신지를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실시하는 블라인드면접, 특수상황을 제시하고 대처방법을 묻는 시추에이션면접, 야외·노래방·호프집 등 장소파괴면접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 어떤 기업은 신입사원의 체력을 테스트하기위해 철인3종경기까지 면접에 채택하고 있다. 삼성·현대 등 4대그룹은 오는 11월30일(일요일)에 시험 및 면접시험을 치르지만 각 그룹들은 자율적으로 채용시기를 정하는만큼 그룹 및 기업의 전형시기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여기에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통한 사이버채용, 계열사별공채, 필요인원을 수시로 채용하는 상시채용, 대학가·채용박람회장 등에서 즉석면접을 통해 인재를 뽑는 현장채용 등 신채용기법도 속속 등장, 이에대한 사전정보확보도 중요하다. 취업도 정보전인 셈이다.<이용택 기자>

관련기사



이용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