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은 지난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만끽했다. 그러나 올해는 건설산업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어 업체별 경영실적이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따라서 현금 유동성이 좋고, 수주능력이 뛰어난 경기방어 우량 건설업체에 대한 선별투자가 유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건설수주액은 83조원으로 2001년 대비 22.6%나 증가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최대 호황기였던 지난 97년 수준(80조원)을 4%나 초과하는 수준이다. 부문별로는 공공부문의 수주액이 31조원으로 3.2% 증가에 그친 반면 민간부문은 52조원으로 37.8%나 증가하면서 건설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건설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 건설수주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20%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건축허가면적도 2001년 대비 42%나 증가한 1억3,000만㎡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거용 허가 면적은 19.8% 증가에 그쳤으나, 비 주거용이 63.3%나 증가했다. 비 주거용 중에서도 상업용 건축허가가 92.6%나 늘어났다.
주택청약경쟁률이 지난해 10차 동시 분양 시 19대1에서 11차에는 34대1로 높아졌으나, 여러 차례에 걸쳐 발표된 주택시장안정대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올 1월 실시된 12차 동시 분양 시에는 21대1로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청약경쟁률이 낮아지기는 했으나 현재의 청약경쟁률은 주택수요촉진정책 시행 초기인 2001년 하반기 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주택건설업체들이 올 주택분양사업 진행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또 2월 초에 실시된 올 1차 동시분양 결과 188가구 공급에 9,415명이 접수해, 청약경쟁률이 50대1로 다시 증가세로 반전하며 신규 분양시장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건설경기지표가 지난해 사상 최고를 기록함에 따라 올해는 지표상 증가율이 감소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건설경기지표의 둔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2001년과 2002년에 성공적으로 수주한 주택 및 토목사업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공사가 이루어짐에 따라 건설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지표 둔화 만큼은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해외건설수주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97년 140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후 해외 수주 환경의 악화와 경쟁력 상실로 해외 수주액이 크게 감소했으나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국내외 건설환경변화로 수주ㆍ매출ㆍ수익ㆍ재무구조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실적이 차별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대림산업ㆍ현대산업개발ㆍLG건설ㆍ태영ㆍ계룡건설ㆍ신세계건설 등의 업체들이 투자유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 건설주는 시장침체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업체별로는 대림산업ㆍLG건설ㆍ현대산업개발 등은 재무구조와 현금 유동성이 우량하고, 주택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공공 및 민간공사의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 또 민자SOC사업에서도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수주 기반이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특히 계룡건설은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인 7,221억원을 수주했고, 수주 구성도 토목공사 60%ㆍ건축공사 20%ㆍ주택공사 20%로 경기변동에 방어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신세계그룹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축소되고, 자생력을 키워가고 있는 신세계건설도 투자유망하다.
<전현식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