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6천억의 3분의1/핵심블루칩 상한가 다소 위안/“환율불안 잠재우기는 역부족”○…한도확대 첫날인 3일 증권투자자들의 관심이 외국인투자가들의 주식순매수규모에 집중됐다.
개장초 증권투자자들은 각 증권사들이 외국인들로 부터 받은 예비주문 결과, SK텔레콤 이외에는 경쟁률이 1대1도 안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국인주식매수자금 유입규모가 2천억원도 안될 것으로 우려하면서 매물을 늘리기도 했다.
지난 5월2일 외국인투자가들의 주식순매수규모 6천1백억원에 비하면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주문으로 SK텔레콤, 삼성전자, 포철 등 이른바 「핵심블루칩」이 상한가를 기록한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는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주식시장을 완전히 등지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외국인한도확대를 계기로 그동안 지난 2개월간 1조원 가까운 주식을 내다판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세가 진정될 경우 주식시장이 회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확산됐다.
이날 집계 결과 외국인투자가들의 순매수규모가 1천1백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지자 증권사 국제영업부 관계자는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세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면서 『그보다 환율이 안정되고 수급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앞으로의 장세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서울외환시장은 3일 주식투자한도확대에 따른 외국투자가들의 증시유입자금 주문물량이 2천억원(2억달러)에 그치고 순매수규모도 약 1천2백억원에 불과하자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
그나마 유입자금도 대부분 그동안 보유주식을 매도하고 대기중인 자금이며 신규로 유입된 자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지난 5월 외국인투자한도 확대 때 첫날 약 5억달러가 유입된 것과 대조적인 모습. 당시 외국인 주식매수세에 일조를 한 한국전력 주식이 이번에는 한도확대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실종돼 버린 상태.
외환시장은 개장초 일시적으로 지난주말과 같은 9백65원선을 유지하다 곧바로 9백70선으로 후퇴했으나 한국은행의 강력한 물량공급으로 9백70선이 방어선이 돼 버렸다.
외환시장에서는 통화당국이 급작스런 환율절하로 인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9백70원, 9백80원, 9백90원선 등 단계적으로 레벨을 올리면서 후퇴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환율상승저지 정책은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종금사들이 주 매수세력으로 등장, 최근 종금사들의 외화유동성 불안이 앞으로 환율안정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홍콩 싱가포르 등 역외선물시장(NDF)에서는 이날 처음으로 1주일물 매도호가가 달러당 1천원을 넘어서는 등 여전히 원화의 절하 기대감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 앞으로 국내 외환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태.
외국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정부의 인위적인 환율상승억제정책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만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며 『지금까지 정부가 제시한 저지선이 거의 무용지물이 돼 오히려 가수요만 유발하는 꼴이 되고 있다』고 지적.<이형주·임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