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상인을 상대로 한 소액 일수대출이 아니라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수억원까지 빌려주는 ‘기업형 일수대출’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비교적 신용도가 높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형 일수대출이 저축은행업계의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에서 기업형 일수대출 시장을 개척한 곳은 미래저축은행. 미래저축은행은 중소 법인 및 자영업자에 대해 일수대출 방식으로 최저 1,000만원에서 최고 수억원의 운전 및 시설자금을 대출해주고 있다.
미래저축은행은 ‘일일적금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이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영업사원이 매일 대출을 받은 고객을 찾아가 이자를 수금하고 원금은 고객이 적금통장을 만들어 매월 갚아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일일적금 대출’의 잔액은 2,500억여원으로 미래저축은행 전체 여신(1조1,000억여원)의 무려 22.7%에 이른다. 일부 저축은행이 동대문시장 등 재래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수백만원 단위의 일수대출을 하고 있지만 재래시장 상권이 갈수록 축소되는데다 수금인력 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상황이다.
삼화저축은행은 총 대출 8,000억원 중 일수대출이 37억원에 그치고 있으며 제일저축은행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영업을 중단했다.
반면 미래저축은행은 현금흐름은 좋지만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을 공략함으로써 나름대로의 틈새시장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출금액을 최고 수억원까지 늘려 건당 수익 규모를 늘리는 대신 음식업ㆍ도매업 등 각 업종별 사정에 정통한 직원 200명을 고용, 수금과 함께 대출심사 업무를 맡기고있다. 미래저축은행의 일수대출 영업직원은 총 임직원(500여명)의 40%에 달한다.
신용대출이라 대출금리도 18~25%로 높은 수준이다. 미래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로 현금흐름이 양호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대출해주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주기적으로 이자와 원금을 받을 수 있어 좋고 기업 입장에서는 만기에 목돈을 상환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윈윈(win-win) 상품”이라고 말했다.
특히 매일 영업사원이 대출 기업을 찾아가다 보니 기업 환경, 영업 상황 등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도 용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저축은행은 일수대출 상품의 연체율이 일반 대출보다도 낮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