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8월7일] TR-55


[오늘의 경제소사/8월7일] TR-55 권홍우 편집위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TR-55. 동경통신공업이 1955년 8월5일 선보인 라디오다. 세계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인 미국 레전시사의 TR-1보다 10개월 늦었지만 싼 가격에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며 수출의 물꼬를 텄다. ‘전자제품의 왕국 일본’의 신화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동통공은 태평양전쟁 패전 직후 설립된 신생 회사. 일본에서도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작은 회사가 어떻게 첨단기술인 트랜지스터를 활용해 라디오를 만들 수 있었을까. 남다른 기술력과 선견지명, 과감한 투자 덕분이다. 동통공은 먼저 미국의 WE사를 설득해 트랜지스터 제조면허를 1952년에 사들였다. 자본금 1억엔이던 회사가 지불한 면허료만 9,000만엔. 통산성(요즘의 경제산업성)의 외화사용 허가를 어렵게 따낸 동통공은 ‘보청기를 만들어보라’는 WE사의 권고 대신 라디오 제작에 사운을 걸었다. 시행착오 끝에 TR-55가 나왔을 때 동통공은 고민에 빠졌다. 미국의 대형 전자회사인 불로바사에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10만대를 주문한 것이다. 고민 끝에 하청 대신 고유 브랜드를 알리기로 작정한 동통공은 수출용 TR-55에 ‘SONY’라는 새로운 상표를 달았다. 결과는 대성공. 첫해에만 4만대를 팔았다. 2년 뒤에 나온 초경량 후속모델 TR-63이 50만대나 팔려나갈 즈음 사명도 소니로 바꿨다. 주문이 폭주해 특별 전세기를 동원한 적도 있다. 덕분에 ‘일본 제품은 저가에 고품질’이라는 인식도 퍼졌다. 소니 라디오의 성공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장려책. 일본에서 발매된 TR-55의 가격이 1만8,900엔(52.5달러)으로 책정된 반면 미국 내 가격은 30달러를 밑돌았다. 수출품에 대한 세제와 금융 지원이 초기 가격 경쟁력의 숨겨진 원천이었던 셈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