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도쿄 금융시장 '세계 빅3' 위상 흔들

도쿄시장, 상하이 1/8 쪼그라들어.



주식은 상하이, 선물은 서울, 외환은 홍콩, 도쿄는…? 한때 뉴욕, 런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금융시장으로 우뚝 섰던 일본 도쿄 금융시장이 빠르게 힘을 잃어가고 있다. 주식은 중국 상하이증시가, 외환은 위안화 거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홍콩시장이, 선물은 한국시장이 각각 아시아의 주축으로 위상을 굳혀가는 가운데 일본은 뚜렷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골드만삭스가 오는 2030년 일본 증시 시가총액이 중국의 8분의1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예측한 가운데 외국계 금융기관이 일본으로부터 ‘조용히 철수’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금융시장이 아시아 각국 시장에 매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을 위협하는 아시아 신흥시장의 주축은 중국과 홍콩이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스트레티지스트인 티모시 모는 “이미 아시아 최대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증시는 2020년대 중반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시장으로 등극하는 데 이어 2030년에는 일본의 8.6배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규모 면에서 상하이가 일본을 압도한다면 국제금융시장으로서의 위상은 홍콩 몫이 될 것으로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올해 전세계 주식공개(IPO)의 4분의1을 차지한 자본조달의 중심지이자, 주요 국제통화로 부상하고 있는 위안화 거래를 주도하는 외환시장으로서 홍콩의 역할이 급팽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1월 말 현재 홍콩에 예치된 위안화 예금은 2,800억 위안(421억 달러 상당)으로 전월 대비 30% 가까이 증가,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위안화가 홍콩에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를 인용해 일일 평균 392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글로벌 위안화 거래 가운데 홍콩시장에서의 거래 규모가 102억 달러(26%)로 중국 본토를 앞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선물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시장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현물 거래에서는 중국과 견주기 어려운 한국이 선물거래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며 “이미 계약건수로는 한국 선물거래소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계약건수는 일본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오사카증권거래소의 19배에 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금융시장은 외국계 자본이 서서히 떠나가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실정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외국계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3조7,000억 엔으로 95년 10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아시아 주력시장을 일본에서 중국과 인도로 옮기고 있는 것이 공공연한 현실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대출에서 비롯된 외국계의 철수 움직임이 자본시장 업무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일본 금융시장 부활을 위해서는 거래자의 편의에 맞도록 업무관행을 바꾸고 시장을 바꾸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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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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