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닷컴의 생존전략]<上>열매맺는 컨텐츠 유료화

알찬 내용·튀는 아이템 "네티즌 지갑이 열린다""네티즌의 지갑이 과연 열릴까."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거품 논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터넷 벤처 업계가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화두(話頭)'다. 시간이 지날수록 '예스(Yes)'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료화 깃발을 내걸고 시장에 들어선 세이클럽ㆍ드림엑스ㆍ코리아닷컴ㆍ한게임 등 대표 주자들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인티즌이 전자우편ㆍ홈페이지ㆍ컨텐츠 등 무료 서비스에 돈을 받겠다고 선언했으며 유료화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다음커뮤니케이션도 하반기께 상업용 e메일에 요금을 부과하면서 유료화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온라인 광고나 전자상거래로만 돈을 벌 궁리를 했던 닷컴 기업들이 이제는 인터넷의 강점인 '컨텐츠'를 갖고 수익을 내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캐릭터 꾸미기'라는 전무후무한 아이템으로 유료화에 성공한 네오위즈 세이클럽(www.sayclub.com). 지난해 11월 유료 서비스에 돌입한 후 1월 3억6,300만원, 3월 11억5,300만원, 6월(잠정치) 15억원으로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오위즈는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성공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 회사의 고선미 PR팀장은 "세이클럽이 유료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이 기본기 강화와 정확한 회원 성향 파악"이라고 소개했다. 즉 채팅ㆍ동호회ㆍ전자우편 등 기본 서비스는 충실하게 제공하면서 재미있으면서도 특별한 프리미엄 서비스로 네티즌의 주머니를 열었다는 전략이다. 원론적인 얘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21세기 첨단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도 고객의 기본 요구에 충실한 서비스만이 살아남는다는 '당연하고도 평범한' 진리를 웅변하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 전문사이트인 데이비드앤대니(www.davidndanny.com)는 세이클럽의 '무기'인 디지털 아이템이 힘과 권능을 상징하는 장식의 역할을 함으로써 주목할 만한 성과를 얻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한 힘을 네티즌에게 부여, 타인에게 숭배받고자 하는 현대인의 본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것. 이러한 분석은 유료화 성공모델로 각광을 받고 있는 온라인 게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연초 '포트리스2블루'를 유료화한 온라인 게임업체 GV(대표 윤기수). 이 회사는 무료 서비스를 통해 8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후 이를 무기로 PC방을 대상으로 이용료를 받는 방식으로 유료화를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PC방 업체들과 마찰을 빚었지만 1ㆍ4분기 65억원의 매출을 냈으며 현재 매달 20억원 이상씩 매출을 올리고 있다. 3월 중순 유료화 대열에 진입한 한게임도 3월 7억5,000만원, 4월 6억원, 5월 9억원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12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회사는 유료화 성공 비결로 '이용자 성향 분석을 통한 서비스 기획'과 '결제 방식의 다양성'을 꼽는다. 7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핸드폰 결제를 통해 네티즌의 결제 편리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용카드ㆍARSㆍ오케이캐쉬백 등 폭 넓은 결제 수단을 운영한다. 드림엑스도 2월 8억원을 돌파한 후 4월 9억원, 5월 9억1,000만원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특히 파트너십 개념을 도입, 250여개 사이트를 하나의 인증 시스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드림엑스 패밀리'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 이른 시간 안에 유료 모델로 정착했다는 자체 평가다. 한국의 대표 인터넷을 표방하는 코리아닷컴도 3월 7억원, 4월 7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연말까지 100억원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김철균 드림엑스 사업본부장은 "인터넷 평가업체인 넷밸류의 조사결과 한국의 광대역 통신망 접속률은 57.3%로 미국(11.1%), 프랑스(6%)보다 앞서고 컨텐츠 이용률도 선진국보다 최고 3배 이상 높다"며 컨텐츠 유료화의 미래에 기대를 나타냈다. 정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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