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다소 불안정한 대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가 내년까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한은은 12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5.9%로 기존보다 0.7%포인트나 높여 잡았다. 한은은 1월ㆍ4월, 그리고 7월 금융통회위원회가 열린 다음날 정기적으로 경제전망을 제시한다. 동시에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보다 상향 조정했다. 특히 내년에는 한은의 중기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 3% 중반대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제적 대응을 위한 연내 추가 금리인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ㆍ4분기 일시 둔화에도 내년까지 낙관=한국은행은 3ㆍ4분기에 경기회복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내년까지 한국경제의 순항을 자신했다. 세계 경제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이는 국내 설비투자, 민간소비 전반으로 파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의 전망의 핵심 변수인 세계 경제성장률을 4월 3.5%에서 이번에는 3.9%로 올렸다. 한은은 "수출 및 설비투자가 세계 경제회복 및 IT 업황 호조, 생산설비 교체 수요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민간소비도 임금상승에 따른 실질 구매력 증가, 순금융자산 증가로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기여도를 부문별로 보면 상품수출이 7.3%, 설비투자 1.9%, 민간소비 2.1%로 수출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기간별로 보면 여전히 상반기가 높고 하반기에 둔화되는 '상고하저'의 전망을 유지했다. 그러나 3ㆍ4분기에 다소 주춤한 후 4ㆍ4분기부터는 다시 성장률이 증가하면서 내년에도 한국경제가 쾌속 순항할 것으로 예상했다. 분기별로는 전기 대비 GDP 성장률이 1ㆍ4분기와 2ㆍ4분기 각각 2.1%와 1.2%를 기록한 후 3ㆍ4분기에는 0.7%로 낮아진 후 4ㆍ4분기와 내년 1ㆍ4분기에는 각각 0.9%, 1.1%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우 조사국장은 "내년에는 4% 중반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국내 경기가 기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내년 물가 3% 중반 위협… 선제 금리인상론 힘 얻을 듯=그러나 성장의 그림자, 물가 우려는 더욱 짙어졌다. 이번에 발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8%이다. 종전 예상치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4월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높은 3.0%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3.4%에 달하면서 한은의 관리 목표치인 3%를 훌쩍 뛰어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9일 한은은 물가 불안 차단을 위해 금리를 2.00%에서 2.25%로 한차례 올렸다. 그러나 0.25%포인트 수준의 한차례 금리인상으로는 내년에 밀려올 물가 불안을 차단하기에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하반기 중 적어도 한 차례 이상 더 인상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김승현 토러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비해 조만간 '정상 수준'까지 금리를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성장률 등을 감안할 때 정상 수준은 아무리 낮게 잡아도 3.0%는 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도 "지금부터 대외여건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9월 인상 가능성이 있고 4ㆍ4분기에 올릴 수도 있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