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에서 차량용 부품 및 정보기술(IT) 솔루션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누적 수주액도 6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측은 이에 대해 "VC사업본부의 매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부품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신수종 사업이다. 구 부회장은 재작년 부품사업에 참여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포함한 임직원 80여명을 이끌고 독일 BMW 본사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고객사 유치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VC 사업본부 인력을 보강하며 전사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안다"며 "효율성 향상을 위해 해외 생산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7월 LG CNS 산하 엔지니어링 업체인 V-ENS를 흡수하고 흩어져 있던 관련 부서를 모아 VC사업본부를 신설한 이래 가시적 성과를 속속 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에는 차량용 인터넷(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위한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모듈을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이는 영상을 인식하고 분석·제어해 차량 무인주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장치다. LG전자는 현대모비스에 내비게이션 부품도 납품하고 있다.
현재 LG전자 VC사업본부의 매출 대부분은 가전과 연관 있는 AVN(오디오·영상·내비게이션)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차량용 공조시스템과 디스플레이 매출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사업의 빠른 성장은 수십년간 통신·디스플레이·가전에서 쌓아온 역량 덕분"이라며 "자동차의 전장화(전자장비화)가 가속화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통적인 부품업체보다 전자 업계에서 더 큰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LG이노텍·LG하우시스도 자동차 부품 사업에 동참하면서 LG그룹 전체의 관련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에 들어가는 각종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모터와 카메라·통신모듈 등을 제작한다. 이밖에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LG하우시스는 카시트와 같은 각종 내장재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