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4월 28일] 폐기물서 녹색성장 해법찾자

고재영(한국환경자원공사 사장)

지구온난화에 따른 재앙을 막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국제 사회는 이산화탄소 발생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런 흐름에 맞춰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적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경제활동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환경유해물질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료 재활용 경제효과 매우 커
폐기물 관리체계의 전환정책은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폐기물 관리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폐기물의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고 둘째는 폐기물이 부득이하게 발생한 경우 이를 수거해 재사용 또는 재활용하는 것이다. 끝으로 재활용이 어려울 경우 폐기물로부터 에너지를 회수하거나 안전하게 처리함으로써 매립ㆍ소각하는 폐기물의 양을 줄이고 에너지 자원이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실시한 쓰레기 종량제, 음식물류 폐기물 분리배출, 1회용품 사용규제 등의 감량화정책은 생활폐기물의 발생량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의 양은 지난 2004년 1.03㎏에서 2005년 0.99㎏으로 감소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6㎏의 3분의2 수준으로 미국(2.00㎏), 영국(1.59㎏), 일본(1.12㎏)에 비해서도 낮다. 정부는 폐기물 감량화정책과 함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그 결과 2006년 기준으로 폐기물 재활용비율은 83.6%에 이른다. 이 중 생활폐기물의 경우 2001년 43%에 불과하던 재활용 비율이 2006년 57.2%로 높아졌다. '쓰레기 아닌 에너지' 공감 필요
폐기물 수거율과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한국환경자원공사는 2003년부터 환경부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운영하고 있다. EPR란 재활용 의무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제품폐기 이후 재활용까지 책임지도록 하는 것으로 시행 이후 4년간 총4,690만톤의 폐자원을 수거, 재활용해 1조7,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 자원순환사업의 일익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안타까운 것은 에너지로 재활용될 수 있는 폐기물이 얼마나 많은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환경자원공사는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의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종전에 재사용ㆍ재활용이 어려워 매립 또는 소각했던 폐기물을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사업이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ㆍ폐비닐 등의 가연성 폐기물은 RDF라는 고형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또 폐타이어ㆍ폐유는 물론 축산 분뇨에서 나오는 메탄가스 등도 훌륭한 에너지원이다. 특히 고형연료는 환경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형연료는 생활폐기물에서 타지 않는 물질을 제거하고 수분을 건조시킨 후 남은 종이와 플라스틱 등에 중화제를 첨가해 분필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열량은 석탄과 비슷하고 첨가된 중화제의 작용으로 다이옥신과 같은 유해가스 발생량은 적다. 폐기물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사업은 경제적 효과도 매우 높다. 실제로 우리 공사가 조사한 결과 폐기물을 고형 연료로 생산할 경우 톤당 처리비용이 6만2,000원 정도로 매립(9만7,000원)의 64%, 소각(15만2,000원)의 41%정도에 그쳤다. 안타깝게도 국내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연간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중에서 에너지로 사용 가능한 양은 2006년 기준으로 약 700만TOE(석유1톤에 해당하는 에너지양)이며 이 중 약 50% 정도가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1.8%만이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이 경제적ㆍ환경적 이득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폐기물을 버려지는 쓰레기가 아닌 에너지원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폐기물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자원순환형 저탄소 녹색성장 사회’를 앞당기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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