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채권은행단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지원방침을 밝힌 가운데 하이닉스 노사는 인력조정ㆍ무급휴직ㆍ임금삭감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함께 해나가기로 합의했다. 하이닉스 노사의 합의는 극심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다른 업체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는 지난 4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김종갑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정종철(이천공장)ㆍ김준수(청주공장)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통분담 및 자구노력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고 7일 밝혔다.
하이닉스 노사는 이 자리에서 임원 수 감축과 희망퇴직ㆍ무급휴가 실시 등을 골자로 한 인력조정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임원진의 30%를 감축하기로 했으며 임금의 경우 최고경영자(CEO)는 30%, 기타 임원은 10∼20% 이상 삭감하기로 했다.
또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으며 전직원을 대상으로 내년 1월부터 4월에 걸쳐 2주씩 무급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오는 25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집단 휴가를 간다. 하이닉스는 이 같은 인력조정을 통해 15% 이상의 실질적인 인건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하이닉스 노사는 휴일 근무수당 반납, 시간외 근무수당 반납, 생산목표 달성 인센티브 중단, 각종 정기행사 및 명절선물 지급 등과 같은 복리후생제도를 한시적으로 폐지 또는 유예함으로써 인건비 등 경상경비를 크게 줄여나가기로 했다.
세계 주요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유일하게 노조가 존재하는 하이닉스 노사가 발표한 고강도 자구노력 방안은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한 노사 간 자율적인 협력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수 하이닉스 IR담당 상무는 “장기간의 반도체시장 불황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0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며 “노사가 비용절감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이번 자구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델의 생산중단 등 추가 감산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80나노 공정이 적용된 일부 모델의 생산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