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08년만에 간판 내리는 조흥은행

1897년 한성은행으로 창립 최초은행<br>IMF전 국내은행권 부동의 1위

조흥은행 광교 본점직원들이 신한은행으로 간판을 바꿔달아야 한다는 통합추진위원회 결정이 난 30일 연말 마감 결산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이호재 기자

창립 108년만에 간판을 내리는 조흥은행의 이름은 그 역사만큼이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조흥은행의 전신인 한성은행은 구한말인 1897년에 칭립됐다. 일제는 1943년 전시 금융체제를 명분으로 당시 대표적인 민족계 은행이었던 한성은행과 동일은행을 합병시켰고, 이에 두 은행 임직원들은 민족 은행의 자부심을 간직하자는 취지로 ‘조선(朝鮮)을 흥(興)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아 은행명칭을 지었다. 조흥은행은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 은행권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에는 한보 사태, 삼미그룹 도산, 기아그룹 부도 등의 잇따른 악재로 큰 타격을 입었고, 결국 그 해 12월에는 정부로부터 공적자금 지원을 받게 된다. 이후 정부의 강도 높은 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1999년 3월에는 충북은행, 9월에는 현대강원은행과 합병했다. 2000년 이후 흑자기조를 보이는 등 경영이 잠시 정상화되기도 했지만 대우, 현대, 쌍용 등 주거래 기업들의 부실로 제2차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고, 결국 2003년 9월에는 신한금융지주에 매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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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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