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잉여 사옥 매각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복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LH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LH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말부터 두 차례나 공고를 내고 잉여 지방 사옥 10개에 대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시도했으나, 옛 토지공사 대치 사옥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LH가 내놓은 매각 대상 사옥은 옛 토지공사 서울 대치사옥을 비롯해 ▦주택공사 부산 개금사옥 ▦주공 인천 만수사옥 ▦토공 수원 인계사옥 ▦주공 강원 원주사옥 ▦토공 충북 우암사옥 ▦주공 대전 둔산사옥 ▦토공 광주 치평사옥 ▦토공 대구 침산사옥 ▦주공 창원 용호사옥 등 총 10개 건물이다. 총 연면적은 8만4,111㎡이고 감정평가금액은 1,980억여 원에 달한다.
주공과 토공 통합 이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LH는 이번 잉여 사옥 매각을 시작으로 중복자산 매각 작업을 통해 약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국내 빌딩 시장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어 매각이 차질을 빚고 있다.
LH의 10개 잉여 사옥은 지난달 초 1차 입찰에서 한곳도 매각되지 않았으나, 재입찰에서 옛 토공 대치사옥만 식품업체 오뚜기에 공급가격(537억2,230만원) 그대로 매각됐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에 위치한 이 건물은 지하5층~지상9층으로 지어졌으며 연면적은 1만7,000㎡이다. 오뚜기는 이 건물을 앞으로 서울 사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나머지 지방 9개 사옥들의 경우 재입찰까지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H 관계자는 "지방 사옥들의 규모가 꽤 큰데다 지방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해 사옥 매각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