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이틀재 ‘팔자’ 나서 포트폴리오 다시 짜는듯

순매수 기조를 이어오던 외국인들이 이틀 연속 매도에 나서면서 향후 매매패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17ㆍ18일 이틀동안 모두 1,1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특히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에 대해 최근 5일 연속 대량 매물을 내놓으며 갈길 바쁜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에 대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단지 최근의 순매도는 삼성전자 중심의 매도규모가 덜 오른 우량주에 유입되고 있는 매수규모를 웃돌며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부 가격부담이 커진 종목을 팔아 차익실현에 나서는 동시에 우량주를 저가 매수, 향후 시장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 및 증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외국인의 기본시각이 변하지 않는 한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며 “조급하게 대응하지 말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량주를 선별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최근 외국인 매매의 가장 큰 특징은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을 팔고 주가가 덜 오른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최근 5일 동안 삼성전자ㆍLG전자ㆍLG카드ㆍ한국전력ㆍ대림산업ㆍ우리금융지주ㆍ대한항공ㆍCJ 등을 순매도 상위에 올려놓았다. 이들 종목은 대부분 연초 이후 주가가 많이 올라 가격 부담이 커졌거나 최근 리스크가 부각된 종목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반면 하나은행ㆍ삼성SDIㆍSK텔레콤ㆍ신세계ㆍ쌍용차ㆍSK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주로 인수ㆍ합병(M&A)를 재료로 가진 종목이나 펀더멘털에 비해 저평가된 우량주들이다. 특히 연초 이후 시장에서 줄곧 소외되며 주가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SK텔레콤 등 통신주를 사들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올해 초 한국시장에 들어온 선발 자금이 삼성전자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반면 최근 들어온 후발자금은 저가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매수강도는 약화될 가능성 커=전문가들은 향후 외국인의 매매 향방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순매수ㆍ순매도` 규모 보다는 `절대 매도ㆍ절대 매수` 규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절대 매도ㆍ절대 매수란 실제 외국인이 사고 판 금액을 말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달 들어 외국인들의 절대 매도 규모는 하루 평균 5,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는 지난 10월 3,000억원, 11월 4,000억원 규모에서 1,000억원 가량이 늘어난 것이다. 즉 외국인이 아직까지는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절대 매도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외국인 매도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해도 당분간 매수강도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가는 “절대 매도 규모로 볼 때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IT모멘텀 약화, 아시아증시의 동반 약세 흐름으로 볼 때 방어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기술적 반등 고려해 종목별 단기 대응 필요=그러나 이날 증시 상황처럼 최근 800선 밑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800선 지지하는 기술적 반등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도 장 초반 1,000억원에 육박했으나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19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매도 압력이 크지만 그 만큼 저가 매수 세력도 만만치 않다는 반증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장은 “당분간 외국인이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관들도 12월 결산법인에 대한 윈도드레싱(수익률 관리에 따른 매매)에 나설 것으로 보여 시장도 불안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시장수급의 키를 외국인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선호 하는 개별 종목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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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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