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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그룹이 동양그룹의 지원요청을 거절한 다음날인 24일 동양증권 전국 영업점에 가입한 금융상품을 해지하려는 고객들이 몰렸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ㆍ신탁ㆍ펀드 등의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은 피해를 볼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무작정 불안해했다.
서울 을지로 동양증권사옥 1층 골드센터 영업부에는 이날 하루에만도 400여명의 고객들이 방문했다. 보통은 40~50명이 오는 것과 비교하면 10배가량 늘었다.
고객들은 저축은행 사태를 생각하며 일단 돈부터 빼고 보자는 식으로 동양증권 전국 영업점에 몰려들었다. 동양증권을 통해 동양시멘트 회사채를 산 한 투자자는 "저축은행 사태처럼 되면 어쩌나 싶어 지점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돈을 떼일 우려가 있는 것은 기업어음(CP)과 회사채 정도지만 다른 상품 가입자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CMA 가입자는 "문제가 없는 것은 알지만 마음이 불편한 게 비용이라 생각해 CMA에 넣어둔 돈을 찾으러 왔다"고 밝혔다.
이날 지점을 방문한 사람들의 업무처리에는 보통 2~3시간이 걸렸다. 현금인출기(ATM)는 이체업무를 감당하지 못해 오전11시까지 일시 정지됐고 자동응답전화(ARS) 연결 대기자는 한때 120명이 넘기도 했다.
한편 동양그룹은 단기간에 많은 자금이 필요한 점을 감안해 개별매각 대신 패키지 자산 유동화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양파워, 동양증권, 레미콘 공장 등 돈 되는 것을 통째로 묶어 자산담보부증권(ABS) 발행 등 여러 유동화 방법을 통해 뭉칫돈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