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12∼2014년 전국의 3∼18세 어린이·청소년 2,397명을 대상으로 환경오염물질 9종의 체내 농도를 조사한 결과 나이가 낮아질수록 대부분 물질의 농도가 높았다고 16일 밝혔다. 표본조사 대상은 전국 보육기관과 초·중·고등학교의 영유아(3세 이상 미취학) 577명, 초등생(6∼11세) 914명, 중고생(12∼18세) 906명이며 점검 물질은 중금속인 납·수은·카드뮴과 내분비계 장애추정물질인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류 5종 등 총 9종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혈중 납 농도(㎍/㎗)는 영유아 1.34, 초등생 1.26, 중고생 1.11을 각각 기록했다. 1㎍은 100만분의1g이며 1㎗는 0.1ℓ다. 따라서 1㎍/㎗는 혈액 0.1ℓ당 해당 물질이 1㎍ 있다는 의미다.
요(오줌) 중 비스페놀-A 농도(㎍/ℓ)는 영유아 2.33, 초등생 1.5, 중고생 1.31이었다. 비스페놀-A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물질로 중추신경 기능 등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뮴과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체의 요중 농도는 영유아가 각각 0.39㎍/ℓ, 77.77㎍/ℓ로 청소년보다 약 1.5배 높았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 대해 환경과학원은 "영유아의 행동 특성이 환경오염물질의 체내 축적·노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특히 영유아의 경우 물건이 손에 닿으면 무조건 입으로 가져가는 '핸드 투 마우스'라는 행동 특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유아의 단위 체중당 음식섭취량은 성인의 약 2∼3배에 이른다. 같은 양을 먹어도 성인보다 체내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항목별 농도 평균치는 모두 국제기준을 넘지 않았지만 일부 어린이·청소년의 경우 특정 오염물질의 몸속 농도가 국제 권고기준과 국내 관심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영유아는 방어·면역 기제가 덜 완성돼 오염물질에 더 약하다"며 "어린 자녀의 오염 노출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보육환경 제공, 친환경용품 사용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