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자들, 외국계 은행에서 돈뺀다

`불안해서 외국계 은행에 돈을 못 맡기겠어요` 외국계은행의 PB(프라이빗뱅킹)서비스를 이용하던 한 재벌 2세 고객이 525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사기당한 사건이 발생하자 부자들이 외국계 은행에서 앞 다투어 돈을 빼고 있다. PB서비스란 보통 금융자산규모가 10억원 이상인 부자들이 이용하는 금융서비스로 특히 외국계은행의 PB는 그동안 자신의 재산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알부자나 준 재벌급의 자산가들이 주로 이용해왔다. 하나은행 압구정동 지점의 한 PB컨설턴트는 “28일 하루에만 외국계은행에서 돈을 옮기겠다는 상담전화가 10여통 가까이 왔다”며 “이들이 옮기고자 하는 돈의 액수는 최고 100억원대에 이르러 국내 일반 PB고객들보다 자산이 몇배나 큰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한 PB담당자도 “신규거래를 위해 만나자는 약속이 28일 오전에만 3건이나 새로 잡혔다”며 “주로 외국계 은행과 거래하던 거액 예금주”라고 귀뜸했다. 부자들이 외국계은행에서 돈을 빼는 것은 이번 금융사고가 도화선이 됐지만, 최근 국내은행들이 앞다투어 PB시장에 뛰어들면서 우리나라 은행의 PB서비스 수준도 외국계은행 못지 않게 높아졌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시중은행의 한 PB컨설턴트는 “국내은행을 이용할 경우 지점망이 많아 똑 같은 서비스를 전국 어디서든 받을 수 있지만 외국계은행은 지점이 한 두개 뿐이어서 이런 서비스를 받기 힘들다”며 “이제 외화송금에서부터 해외투자까지 모든 것을 국내은행에서도 할 수 있어 굳이 외국계은행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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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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