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11살 어린이가 숨지고, 택시회사 사택에서 난 불로 잠을 자던 50대가 숨지기도 했다.
8살 어린이가 차를 훔쳐 달아나고 환각 상태의 연인이 기내에서 소란을 피우다 검거되는 등 황당한 사건도 잇따랐다.
◇ 가정 불화로 70대 목매…변사 잇따라 = 지난 18일 오전 10시 5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최모(56)씨가 총상을 입고 숨져 있는 것을 최씨의 딸(15)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이 가정은 최씨, 최씨의 아버지(92), 딸 등 세 식구가 살고 있는데, 경찰이 방문했을 때 최씨 아버지도 안방 침대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 상태 등으로 미뤄 최씨 아버지가 이날 새벽 지병으로 자연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 아버지는 치매를 앓았으며 숨지기 전까지 거동하지 못해 침대에 누워서 지냈다.
경찰은 집 안에서 '생활고로 힘들어 죽음을 택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최씨의 유서를 발견했다.
최씨가 사용한 총기는 45구경으로, 최씨의 유서에 '전직 경찰관인 아버지 것인데 청소를 하다가 발견했다'고 적혀 있었다.
최씨 아내는 지난해 치킨집 배달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숨졌고, 큰 아들은 수년 전 돈을 벌겠다며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노령의 아버지는 지병으로 숨지고, 최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낮 12시 28분께 전남 순천시의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화단으로 김모(73·여)씨가 추락해 숨졌다.
추석인 19일 오전 6시께 경남 창원의 한 주택 계단에서 김모(71)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신고했다.
김씨는 추석을 맞아 모인 가족이 아들 결혼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일부는 차례도 지내기 전에 돌아가자 상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환각 상태로 항공기서 소란…황당 사건 잇따라 = 지난 18일 오전 3시 50분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서 유모(8·초등 2년)군이 몰던 그랜저 승용차가 주차된 관광버스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군은 이날 새벽 경기 광주시 한 보건소 앞에서 창문이 열린 채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열쇠를 찾아 훔쳐 타고 10㎞ 떨어진 사고지점까지 직접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가벼운 접촉 사고에 그쳐 유군은 다치지 않았고, 버스 안에도 승객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에서 유군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유군의 부모는 "아빠가 운전하는 모습을 자주 봐 따라 한 것 같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경찰은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라는 이유 등으로 유군을 훈방했다.
환각 상태로 항공기 안에서 소동을 벌인 연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8일 오전 6시 40분께 필리핀 세부에서 출발해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비행기에서 승객 최모(27·여)씨가 "필리핀에서 낯선 남성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소란을 피웠다. 놀란 승무원이 자세한 경위를 물었지만, 최씨는 횡설수설하고 몸을 가누지 못해 자리에서 소변을 보는 등 1시간가량 이상한 행동을 했다.
바로 옆자리에는 일행 박모(35)씨도 있었지만 이를 말리기는커녕 같이 횡설수설하며 기내를 시끄럽게 했다.
승무원의 신고를 받은 공항경찰대는 이들이 김해공항에 내리자마자 체포해 강서경찰서로 넘겼다.
조사 결과 연인 사이인 이들은 지난 10일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갔다가 현지에서 구매한 필로폰을 3차례에 걸쳐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후 10시 35분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하철 1호선 수원역 개찰구에서 신원 미상의 50대 남성이 김모(40)씨의 코 부위를 머리로 들이받고 도망쳤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열차 안에서 중국어로 대화하는 남성과 그의 일행에게 '시끄럽다. 조용히 해달라'라고 말한 것에 앙심을 품고 뒤쫓아와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뒤쫓고 있다.
일부 시민이 현장 사진과 동영상을 '살인사건' '칼부림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과 SNS에 올리면서 밤새 오인 소동을 빚기도 했다.
◇ 교통사고·화재도 이어져 = 19일 오전 5시 5분께 청주시 흥덕구 사천동 한 택시업체 사택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이 회사 직원 조모(58)씨가 숨졌다. 당시 사택에서는 조씨 혼자 잠을 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2시 8분부터 3시 12분까지 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에서 오토바이와 종이 상자 등에 불을 지른 혐의로 서모(41)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노숙자인 서씨는 경찰에서 "교도소에 가려고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사고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19일 오전 9시 45분께 경기도 동두천시 탑신로의 한 공원묘지에서 성묘객 최모(61)씨의 승용차가 전복돼 운전석에 타고 있던 최씨가 숨졌다.
최씨는 일행을 차에서 내리게 한 뒤 내리막길에 주차하던 중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변을 당했다.
지난 18일 오후 10시 10분께 전남 순천시 대룡동 도로에서 이모(27)씨가 운전하는 카이런 승용차가 논으로 추락했다.
이씨는 차량에서 30m가량 떨어진 수풀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날 오전 5시 58분께 전남 나주시 왕곡면의 한 도로 건널목 인근에서 손수레를 끌고 건너던 김모(82·여)씨가 아반떼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앞서 오전 4시 39분께 충북 청원군 현도면 선동리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 인근에서 이모(45)씨가 몰던 22t 화물차가 앞서 가던 QM5 승용차를 들이받아 차량 5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QM5 승용차에 타고 있던 김모(11)양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함께 타고 있던 김양의 가족 3명은 가벼운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4차로에서 운행하던 화물차 운전자 이씨가 졸음 운전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