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달러 풀고… '사재기 오해' 해명하고…

수출기업들, 환율 하락에 일조…외환운용 방식 일부 공개도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들의 ‘달러 투기’를 경고한 다음날인 9일 외환시장에 상당한 규모의 달러를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 기업은 외환운용 방식을 일부 공개하면서까지 ‘달러를 쌓아두고 있다는’는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등 수출 기업들이 상당한 규모의 달러 매물을 내놓았으며 이는 정부의 대규모 개입과 함께 원ㆍ달러 환율을 전날보다 15원50전 떨어진 1,379원50전으로 끌어내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원칙적으로 선물환 등을 통한 환헤지를 하지 않으며 수출통화와 수입통화를 일치시키는 노력을 통해 환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며 “외환매매를 최소화하기 위해 향후 1개월간의 수입결제 금액을 고려해 수출대금으로 들어온 외화일부를 은행에 예치하고 있고 잉여외화는 원화로 환전해 국내 설비와 원자재 등의 구매대금, 마케팅 비용, 인건비 등에 사용한다”며 외환 운용 방식을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삼성은 해외에 달러를 숨겨두고 국내 사정을 무시하는 그런 기업이 아니다”라며 “국가 경제상황이 있는데 주요 그룹들 중에는 그런 (달러를 빼돌려두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하다 보니 일각에서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추측하는데 그것은 오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출기업인 LG전자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결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적정 규모의 달러 보유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투기적 외환관리는 금지하고 있다”며 “환율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캐시플로)을 외환관리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기업들의 달러 물량 유입에 맞춰 한전KPS도 환율 안정을 위해 해외 사업 수익금 가운데 500만달러를 국내 외환시장에 매각했다. 권오형 사장은 “공기업으로서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해 솔선수범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달러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한전KPS는 국내외 발전설비와 송변전설비ㆍ산업설비 등에 대한 고품질 책임정비를 수행하는 전력설비 정비 전문회사로 올해 들어 현재까지 해외 사업으로 1억4,000만달러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잇따른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으로 괜한 오해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 당국이 구체적으로 달러를 쌓아두고 있는 기업을 지목하는 게 차라리 좋겠다”며 “지금은 전체 수출 기업들이 오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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