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플라자] 광고계 '티저' 바람 거세다
제품 실상 서서히 알려 호기심 자극… 현대카드S등 인기
새로운 브랜드가 나오면 제품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100% 공개 광고가 있는가 하면, 서서히 그 정체를 드러내는 신비주의를 지향하는 비밀 광고들이 있다. ‘무슨 광고일까, 제품은 뭐지?’ 라는 호기심이 정점에 이를 때 베일을 벗겨 정체를 밝히는 광고, 이른바 티저 광고라 불린다. 티저 바람이 광고계에 거세게 불고 있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현대카드S(사진)의 광고가 대표적이다. 한 여성용품 매장 계산대 앞, 검은색 옷차림을 한 두 여인(장진영, 염정아)이 서 있다. 장진영이 물건 값을 계산하려고 카드를 커내는 순간 카드에 염정아의 시선이 꽂힌다.
그 카드는 그녀가 처음 보는 S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현대카드S’. 그 카드를 본 염정아는 놀란 표정을 감추며 “S! M과 어떤 관계야”라며 차갑게 말을 던진다.
곧 이어 장진영이 카드를 계산원에게 내밀자 염정아는 재빠른 동작으로 저지하고, 두 여인의 신경전이 더욱 팽팽해져 간다. 그 화면 위로 ‘S는 새로운 쇼핑 후원자 Sponsored by S’의 멘트와 함께 광고는 막을 내린다.
이번 광고는 카드의 혜택이나 서비스에 대한 자랑을 늘어 놓지 않는다. 다만 “S!, M과 어떤 관계야”라는 멘트로 현대카드S를 마치 남성처럼 의인화 해 브랜드 명만을 강조하고 있다. 도대체 S가 뭐길래 부러울 거 없는 두 톱 여배우들이 싸늘한 신경전을 할까 하는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이러한 티저 광고 형태는 NHN의 한 게임을 알리는 광고에서도 볼 수 있다. 조인성, 이나영 등 신세대 모델들이 나와서 손가락으로 기호를 표시하고 알아 맞추는 게임.
그러나 ‘G’ 라는 손가락 기호가 나왔을 땐 “그게 뭐지?”라는 대사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알고 보니 ‘G’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Game’의 첫 글자. 그야말로 게임을 위한 신비주의 광고였던 것이다.
야후코리아의 ‘거기’ 광고도 같은 부류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하철 내부의 하얀 도화지 안에 손으로 쓴 듯한 ‘아저씨, 거기 열렸어요’라는 문구는 이게 도대체 무슨 광고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많은 추측을 낳기도 했다.
티저 광고 후 밝혀진 ‘거기’의 정체는 야후코리아의 검색센터. ‘거기’에 가면 뭐든지 다 찾아 볼 수 있고, 알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웰콤의 이지희 부사장은 “티저 형태의 광고들은 제품의 정체를 일시적으로 숨겨 소비자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가지게 한다”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와 인지도를 넓혀 가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정록 기자 jryang@sed.co.kr
입력시간 : 2004-11-08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