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외환보유국1997년 7월1일, 중국과 영국이 남경조약을 체결한지 1백56년만에 홍콩하늘에 오성홍기가 오르고, 인민의용군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이는 중국과 영국이 홍콩의 주권반환 합의를 이행하는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한국기업의 대중 경제교류와 동북아시아 및 세계의 정치 경제 등에 영향을 끼치게 될 획기적인 사건이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됨에 따라 중국의 위상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홍콩과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어떠한 대응전략을 가지고 앞으로의 대중 경제교류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
홍콩 반환이후 중국은 12억5천만명의 인구와 1조1천6백억달러의 국내총생산(GDP), 세계 4위의 무역고(97년예상 5천5백40억달러), 세계 2위의 외환보유고(1천8백30억달러, 1996년 10월 기준)를 가진 실질적인 세계적 강국으로 부상함으로써 경제적인 위상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1국2체제(일국량제)」모델의 타당성과 실행가능성을 검증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며 이를 통하여 1999년 12월의 마카오의 주권반환과 대만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할 것이다.
물론 혹자는 「일국량제, 항인치항(홍콩인에 의한 홍콩통치)」의 모순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는 홍콩에 대한 세인의 관심과 새로운 미래에 대한 일종의 경외심에 불과한 것이다. 아무튼 홍콩 인수는 13억 중국인에 있어 영국 제국주의에 의한 과거 1백56년의 치욕적인 역사를 마감하고 홍콩에 대한 주권과 민족적 자부심을 회복하는 계기이며 나아가 그들의 가슴속에 새로운 애국주의를 용솟음치게 할 것이다.
○대륙 시장화 진전
홍콩회귀 이후의 중국경제는 앞서 언급한 총량적인 경제지표의 확대 이외에도 경제구조의 변화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홍콩경제의 중국편입은 홍콩의 금융, 보험, 유통, 건설, 첨단기술 노하우의 대중 이전을 촉진할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에서 뿐만 아니라 화남경제권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상품과 서비스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다. 또한 부동산개발을 앞세운 홍콩기업의 북상과 내륙진출을 촉진함으로써 중국 내수시장의 광역화를 촉진할 것이며 이를 이용하려는 외자기업간의 중국시장 선점경쟁이 치열해져 중국의 경제는 연해위주의 발전에서 대륙전반에 걸친 시장화, 효율화가 진전될 전망이다.
그러나 홍콩의 입장에서는 중국체제로의 편입으로 인하여 단기적으로는 임금과 토지사용료가 싼 광동성 및 인근의 호남성, 강서성 및 광서자치구 등으로 생산·가공기지를 옮김으로써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나, 중장기적으로는 관료화, 비효율화의 폐해를 겪게 될 것이다. 물론 전체적으로 본다면 홍콩과 중국의 상호보완성으로 인하여 중국의 경쟁력 향상과 국제적인 지위 신장에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1997년 7월1일 이후 홍콩 및 중국의 이러한 정치,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우리 기업은 어떻게 유연하고 융통성있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중장기적 전략을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간 홍콩은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국으로 지난해 1백3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 결코 우리가 간과할 수 없으며 홍콩경제의 중국편입을 계기로 가일층 시장개척 노력을 기울여야 할 지역이다.
○대중비즈니스 호기
이를 위하여 우리기업은 중국의 대홍콩 통치 방침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한편으로는 홍콩에 기 투자된 자산에 대한 자산가치 보전노력은 물론 환리스크의 분산 및 경영 다각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국인민폐의 대미 달러가치 절상에 대비하여 신용장(LC)결제통화의 변경, 선물환 및 스와프 등의 대안을 강구함으로써 홍콩달러화의 가치하락에 따른 환차손의 증가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또한 홍콩 주식시장에서의 중국 국유기업 주식의 매입, 인수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며 중국기업의 해외투자 및 자본조달 활동에 대한 정보수집을 강화하여 이를 대중 비즈니스에 활용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홍콩기업의 북상과 내륙진출, 화교경제권의 부상 등을 감안하여 주권반환 이후 우리 기업은 홍콩내에서는 물론 중국기업이나 화교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경제구조 변호할듯
『홍콩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홍콩은 아름답고 매력적인 도시다』, 『홍콩은 1997년 7월1일로 치욕의 식민지 역사를 종결한다』. 홍콩사람들보다도 다른 사람들에 의하여 무수히 회자되는 홍콩.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고 이해관계속에서 수동적으로 변화해온 홍콩. 이제 중국의 특별행정구로서, 또한 세계속의 무역, 금융 중심지로서 더 이상 이념의 희생물이 아닌 그 자체의 생명력을 가지고 전 세계인들과 함께 영원히 발전하는 홍콩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