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추시대 진(秦)의 목공(穆公)은 망명객이 되어 방랑하는 진(晉)나라 공자 중이(重耳)를 거두어 사위를 삼고 군사를 빌려 주어 본국에 돌아가 임금자리에 앉도록 지원했다. 그가 진(晉)의 문공(文公)이다. 진문공이 임금이 되어 진(秦)나라에 남아 있던 부인을 데려 갈 때 목공은 3천명의 군사로 하여금 그들이 탄 수레를 호위하게 했는데 그 호위행렬이 호화찬란하면서 질서정연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때 그 군사들을 기강지복(紀綱之僕)이라고 불렀는데 어떤 조직을 관리하거나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규율과 질서를 가리키는 기강이라는 말도 이 고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훗날 진(秦)나라가 중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것도 이때부터 기강이 바로 선 나라였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요즘 우리 공직사회의 기강이 말이 아닌 모양이다. 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제쳐놓더라도 일부 지방공무원들이 지방자치단체간 인사교류방침에 반발, 피켓 시위를 벌였다던가 어느 중앙부처에서는 인사에 불만을 품은 간부들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등의 보도는 도대체 이 나라 공직사회가 어떤 상태에 있고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의심케 한다. 더 놀라운 일은 일부 공무원들이 정부의 공무원조합 입법안에 항의하며 행정자치부장관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는 일까지 있었다는 사실이다. 공무원 노조라는 것의 해독이 어떠할지를 미루어 짐작케 하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공직기강이 갈 데까지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정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한 듯 공직사회 기강확립을 위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특별점검이라는 것이 일부의 보도대로 대통령 임기 말에 흔히 나타나는 과거의 잘못된 일에 대한 내부고발 혹은 폭로나 막아보자는 수준의 것이라면 큰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여겨진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기강 해이 현상은 내부 잘못을 들추어내는 차원을 넘어 공직사회의 근본질서를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공직사회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신성순(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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