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인자중하던 신한은행이 공격경영으로 선회하는가. 신상훈 신한은행장이 28일 경기도 일산신도시 킨텍스에서 열린 ‘2006년 하반기 부서장 경영전략회의’에서 ‘유소작위(有所作爲)’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하반기에 질적 성장을 중심으로 공격경영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신 행장은 이날 “도광양회(韜光養晦)에 가일층 매진하되 유소작위로 가는 터전을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광양회는 지난 80년대 덩샤오핑이 개혁ㆍ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힘이 약할 때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때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린다는 뜻의 외교정책을 말한다. 중국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힘을 기르는 데 주력하며 대외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2002년에 들어선 후진타오 정부는 ‘부쩍 눈에 띌 때 이니셔티브를 쥐고 필요한 일에 적극 개입한다’는 의미의 유소작위의 외교정책을 천명했다. 그만큼 중국의 국력이 강해졌다는 의미이고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중국이 UN 결의에 동참한 것도 이런 정책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신 행장은 4월 옛 조흥은행과 통합한 후 ‘도광양회’를 천명하고 내부 정비에 주력했다. 이에 신한은 경쟁은행과의 마찰을 가급적 자제하고 전산통합, 직원화합 등에 주력해왔다. 그러던 신 행장이 이날 ‘유소작위’를 언급하면서 하반기 영업방향으로 내실 있는 ‘비즈니스 볼륨 증대’ 의지를 밝혔다. 신한은행은 내부정비가 일정수준 이상 달성됐기 때문에 내부정비 대 질적성장 비중을 5대5에서 전산통합 이후에는 3대7로 점진적으로 조정해 영업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손익과 외형의 동반 성장을 추구하며 장기성장 동력의 개발과 기초체력 강화 목표를 세웠다. 신 행장은 상반기 실적과 관련, “4월1일 통합은행 출범과 함께 외부에서 걱정했던 것과 달리 성공적인 소프트 랜딩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상반기 실적을 들여다보니 내용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외형실적과 손익실적 모두 적절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탄력적인 금리정책을 추구하고 효율적인 여신심사 프로세스 개선 등 각종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타 은행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던 정기예금 금리와 엄격한 대출기준이 다소 완화되면서 타 은행과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신한은행은 이날 새로운 행가와 이미지송을 발표했다. 이어령 교수가 작사하고 최형섭씨가 작곡한 행가는 ‘금융의 명가로서 세계적 금융기관의 자부심’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