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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제1야당의 수장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오는 4월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 벼랑 끝 대결을 펼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구 불출마 선언을 한 박 위원장과 역시 지역 불출마 가능성이 높은 한 대표 모두 총선 후 정치적 역할론에 따라 여의도 입성 필요성이 제기돼 총선 승리를 위해 비례순번에 희생을 각오하는 배수진을 치고 표심 얻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7일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비례대표 출마 여부는 당과 상의하겠다고 전했다. 지역주민들이 "비례대표는 꼭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총선 후 의원직을 갖는 게 대권가도에 유리할 수 있어 박 위원장의 비례 출마 가능성은 반대의 경우보다 높은 편이다.
비례 출마시 박 위원장은 쇄신의 대의를 살리고 불리한 총선 지형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앞 번호보다는 당선이 아슬아슬한 뒤편에 배치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형국이다. 여성이 비례 앞번호를 받는 관례상 홀수 끝번을 두고 당내에서는 박 위원장의 자리를 19번 또는 21번으로 예상하는 관측이 많다. 한나라당은 18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37.5%를 득표해 비례 54석 중 22석을 가져갔으며 탄핵 후폭풍 속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는 35.8%를 얻어 56석 중 21석을 확보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비례 후보로 나설 경우 분구 등에 따른 비례 의석 수와 여론 추이를 감안하겠지만 본인 의견이 가장 존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아직 총선에서 어떤 결정을 할지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어떤 방향으로 보는 것이 우리가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제 욕심과 의지와 관계없이 선택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2000년 16대 국회에 전국구로 첫 배지를 단 뒤 2004년 총선 때 경기도 고양일산갑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18대 총선에서는 같은 지역구에서 낙선했다. 지금까지 별다른 지역구 활동은 하지 않고 있어 지역구 출마 가능성은 당내에서 낮게 보고 있다.
이에 비해 당의 얼굴로 한 대표가 전국을 돌며 선거유세를 적극 지원하면서 총선 후 정권교체를 겨냥해 의원직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한 대표가 총선 승리에 앞장서는 데 방점을 찍으며 비례 후보 23번 안팎의 끝자리로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다. 열린우리당이 과반(152석)을 확보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원은 전체 56명 중 23명이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비례대표로 나오면 한 대표가 맞불작전으로 과감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