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8,000여명 '스님 마지막 모습' 배웅<br>가사만 덮인 법구 본 女불자 "추우시겠다"<br>정치인·목사등 종교인 조문 발길 이어져
|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서울 길상사를 방문해 법정 스님의 빈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손용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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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을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국내는 물론 해외 곳곳에서도 자발적으로 마련돼 고인을 애도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법정 스님의 법구는 12일 추모 인파가 몰려든 서울 성북동의 길상사를 떠나 전남 순천의 송광사로 운구됐다. 법구는 송광사 문수전에 모셔진 뒤 13일 오전11시에 다비될 예정이다.
◇해외에도 추모 분향소=법정 스님을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국내외에 설치되고 있다. 길상사는 설법전에, 전남 순천의 송광사는 지장전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또 서울의 정토회관을 비롯해 대전의 백제불교회관, 광주의 태현사ㆍ지장왕사ㆍ보각사, 경남 창원의 성주사, 전남 보성의 대원사 등에도 분향소가 준비됐다. 부산과 대구에서는 '맑고 향기롭게'의 지역모임 열린법당에 분향소를 갖췄다.
해외에서도 법정 스님의 분향소가 설치됐거나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길상사의 파리 분원에 분향소가 마련됐으며 뉴욕의 사암연합회에서도 분향소를 준비하고 있다.
◇법구 송광사로 운구, 13일 다비식=길상사에 모셔졌던 법정 스님의 법구는 이날 정오께 상좌 스님들과 신자ㆍ조문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길상사를 떠나 순천 송광사로 옮겨졌다.
법구는 거창한 장례절차를 일절 치르지 말라는 스님의 유지에 따라 화려한 장식의 관 대신 스님이 강원도 오두막에서 평소 사용하던 대나무 평상과 똑같이 만든 평상 위에 올려진 채 가사로 덮였다.
13일 다비식 이후에는 49재와 추모법회 등이 진행된다. 입적한 지 7일 되는 초재는 오는 17일이며 이후 매주 수요일에 재를 치른 뒤 7주째인 마지막 7재(막재)는 4월28일 송광사에서 치러진다. 초재부터 6재까지는 길상사에서 봉행된다. 길상사에서는 또 3월21일 추모법회가 열린다.
◇각계 인사 조문 이어져=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길상사를 찾아 설법전에서 분향했고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등 정치인의 조문 발길도 이어졌다. 장경동 목사, 태고종 부원장 법현 스님 등 이웃 종교인들의 추모도 잇따랐다.
◇입적 직전 유언=법정 스님은 입적 하루 전날 병원에서 덕조ㆍ덕현 등 상좌 스님들이 모인 가운데 "내 제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라, 정진의 힘으로 죽을 때 어지럽지 않게 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화 스님은 "법정 스님께서는 상좌 스님들에게 이같이 당부하신 뒤 상좌 스님들이 길상사에 가시겠느냐고 여쭙자 고개를 끄덕이셨다"고 전했다. 진화 스님은 병원보다 절에서 돌아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길상사로 가시겠느냐"고 물었고 스님이 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화 스님은 "절에 도착한 후에 상좌들이 '여기 길상사 절입니다'라고 하니 고개를 끄덕이셨고 상좌 스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으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