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교환기를 자체 개발한 것은 우리나라가 미국 프랑스 캐나다 일본 독일 스웨덴 등과 함께 통신 분야 선진 7개국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초고속통신망의 핵심 장비인 국설 ATM 교환기를 소유한 나라는 이들 7개국 뿐이다.따라서 우리나라는 「꿈의 통신망」인 초고속정보통신망을 독자적으로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한 수입 대체 효과도 크다. 2015년까지 초고속통신망(국가망 및 공중망) 가운데 교환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자그만치 10조2,000억원. 이번에 개발하지 않았으면 모두 외국에 내줘야 할 돈이다.
또 목소리는 물론 영상까지 주고 받을 수 있는 차세대 이동전화 「IMT-2000」의 상용화를 한 발 앞당긴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하드웨어, ASIC 같은 반도체 칩 개발기술을 확보해 타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자체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Y2K 같은 사고에도 스스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ATM(ASYNCHRONOUS TRANSFER MODE) 교환기란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 장비다. 초고속정보통신망은 지금의 통신망과 달리 사람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동영상같은 대용량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해주는 차세대 통신망이다. 따라서 이 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주는 고성능 교환기가 필요하다. ATM이 바로 이를 실현시켜주는 첨단 기술로, 이를 채택한 교환기는 기존 교환기보다 성능이 2,300배나 우수하다. ATM 교환기 1회선의 처리 용량이 기존 교환기 2,300회선과 맞먹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이용하면 영상전화나 영상회의, 그리고 주문형비디오(VOD)같은 대용량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할 수 있다. 당연히 초고속 인터넷도 가능하다. 기업도 사내 통신망을 이에 연결, 초고속 통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국통신 ATM 교환기의 특징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점이 최대 특징이다. 이 제품은 품질면에서 외산에 비해 손색이 없으면서도 가격은 155MBPS급 1회선 기준으로 2만달러다. 외산 동급 제품은 최소 2만달러에서 최고 3만7,000달러로 이 제품에 비해 비싼 편이다. 또 국제 표준을 지켰다는 점도 특징. 이 분야 국제 표준화 기관인 「ITU-T」가 발표한 표준은 물론 민간업체들의 모임인 「ATM 포럼」이 제정한 표준도 수용했다. 따라서 국제 통신망과 국내 다른 사업자의 통신망과 원활히 연동할 수 있다. 당연히 기존의 전화망이나 인터넷망과도 서로 소통할 수 있다.【이균성 기자】
한국통신 관계자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ATM 교환기(HANBIT ACE)의 보드를 꺼내들고 이상 유무를 점검하며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