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급진좌파 승리한 그리스, 금융시장 불확실성 커진다

그리스 총선에서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과 국가부채 탕감을 공약으로 내건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승리했다.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 개표 결과 시리자는 과반(151석)에는 못 미쳤지만 149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정을 모색하겠다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승리 연설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채권단 '트로이카'와의 합의이행 조건을 파기하고 재협상에 나설 것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치프라스 대표는 구제금융 재협상이 EU의 규율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일각에서 제기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Grexit)' 가능성을 부인했다. 여기에 IMF 등 채권단도 과거와 달리 부채규모 감축 등 협상의 여지를 보여 타협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2월28일 종료되는 만큼 이 시한까지 새 정부와 트로이카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우발적 그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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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그리스 새 정부와 채권단이 협상에 실패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적정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다 그렉시트를 뒤따를 것으로 알려진 포르투갈·아일랜드·스페인 등 잠재적으로 유로 탈퇴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의 최근 경제상황이 안정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마켓워치는 그리스 총선 결과에 대해 "전염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위험은) 감소했다"며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어쨌든 그리스 총선 결과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 요인을 추가한 셈이다. ECB의 양적완화 계획으로 약세를 보이는 유로화는 26일 도쿄외환시장에서 2003년 9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우리 정책 당국은 세계 주요 경제권 중 가장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유로권과 그로 인한 글로벌 통화불안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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