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아이비리그에 갔다고 하면 다들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며 부러워했다. 몇몇 유학생의 아이비리그 입학기는 상당수 가정의 책장에 한 권 정도는 꽂혀 있었고 매년 제2·제3의 성공기를 쓰려 하는 수만 명의 학생들이 이국땅으로 떠났다. 하지만 성공한 학생보다는 좌절을 겪고 중도에 되돌아오는 학생이 더 많다.
성공적인 유학생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년째 초중고 관리형 조기유학을 비롯해 명문 사립학교 캠프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유학 전문가 최수임(44·사진) SY아카데미 대표를 만났다.
"아이비리그를 갔다고 해서 다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했다고 말할 수 있나요. 진정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았느냐가 성패의 관건이겠지요."
지난 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글로벌 인재교육 업무협약 체결 후 서울 서대문구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만난 최 대표는 망설임 없이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 역시 유학파다.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고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의 UC버클리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그는 처음 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에게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이를 통해 내린 결론을 당당히 얘기했다. 그가 본 미국 학생들은 한국 학생들과 달리 자신의 뚜렷한 관심 분야가 있었고 공부의 무게중심도 거기에 뒀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 알기 때문에 의견을 내는 데도 머뭇거리지 않는다.
이런 대학원 분위기를 보면서 최 대표도 생각을 바꿨다. 그 역시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스포츠부터 동아리 활동까지 최대한 다양한 분야에 자신을 열어두고 경험을 했다. 그 과정에서 교육사업을 기획하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했다. 당시 찾은 관심 분야는 지금까지 20년 넘게 이어온 업이 됐다.
최 대표가 예비 유학생에게 해주는 조언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는 것이다. 몸소 체득한 결과다. 그가 본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스스로 정말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지 못한 상태에서 유학을 오고 방황을 했다. 본인의 의지가 아닌 유학이 더 많았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학생들은 유학을 와서도 그곳 사회에 속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보면 몇 년이 지나도 현지인 친구 하나 없이 지내는 경우도 많이 봤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일단 나를 찾기 위해서는 어떤 문화와 상황에도 자신을 여는 게 중요하다"며 "미리 대학생활을 느껴보며 스스로 체험의 기회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1996년 처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초중고 관리형 조기유학 프로그램으로 유학사업을 시작한 최 대표에게 유학사업은 단순 서비스가 아니라 교육이다. 기존의 유학원처럼 합격통지서를 받고 현지 대학에 연결하는 데 머물지 않고 현지 적응을 돕는다. 학교에 다니는 중에도 우수한 강사진이 계속해서 학업 관리, 진로 컨설팅 등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했다. 최 대표 본인도 유학 경험을 한 선배로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스킨십을 하며 학생들이 현지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렇게 지금까지 680명의 학생을 도왔다.
기숙사에 최 대표가 상주하며 학생들을 관리한다. 그가 게임 중독에 빠져 유학을 왔던 학생의 중독 증세를 치료하고 명문대에 진학시킨 얘기는 자녀 유학을 준비하는 학부모들에게 잘 알려진 일화다.
SY아카데미는 UC버클리 여름학기와 대학 부설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UC버클리대의 공식 에이전시다. 올해부터는 한국 고등학생들이 여름방학을 이용해 UC버클리대서 여름학기 강좌를 수강하면서 SAT 공부도 병행할 수 있는 'SAT 올인원 캠프'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 학생들은 해외 대학 준비를 위해 방학이면 SAT 공부에 올인하느라 정작 미국 대학이 요구하는 다양한 체험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에 착안했다. 이 프로그램의 차별점은 미국 대학생들과 함께 여름학기 수업을 들으며 대학생활을 미리 체험하고 본인의 경쟁력을 찾으면서 SAT 점수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UC버클리 재학생들과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은 주제로 토론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며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에게도 대학 수업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가 자녀 유학을 고민하는 학부모에게 던지는 조언은 이렇다. "아이가 안정적인 유학생활을 할 수 있으려면 부모의 심리적인 지지가 중요하다. 아이를 믿어주고 잠시 흔들린다고 해도 단단한 의지를 가지고 참아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먼저 믿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