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펀드 ‘대박’신화를 썼던 중국 펀드들이 다시 주목 받기 시작했다. 2월말 긴축 우려로 수익률이 급락하기도 했지만 최근 중국 증시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7일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그 이전 5일 연속 올랐으며 4월 들어 18.1%나 급등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집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으로 중국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5~9%로 베트남, 유럽 등을 제치고 인도와 더불어 또 다시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해외펀드로 재부각됐다. 신한BNP파리바운용의 ‘봉쥬르차이나주식1’과 피델리티운용의 ‘피델리티중국포커스’는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적인 중국 펀드. 그러나 이들 펀드는 투자지역이나 보유종목, 수수료, 과세여부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홍콩이 나을까, 중국이 더 오를까=봉쥬르차이나펀드의 경우 중국펀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투자금액 96%가 홍콩H주식 상장기업에 몰려있다. 운용사가 중국 내륙시장 외국인 투자자 자격제한을 받고 있는 탓도 있지만 중국 내 유망기업은 대부분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다는 판단도 주요 이유다다. 홍콩증시는 외국인들이 주로 투자하다 보니 글로벌 증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받으며 중국증시와는 등락률 및 시기가 조금씩 차이가 나는 편이다. 반면 피델리티중국펀드는 중국A증시에 66%가량, 홍콩증시에 19% 정도를 투자한다. 중국증시가 폭락할 때에는 수익률이 더 떨어지지만 반대로 중국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 수익률 개선폭도 더 커진다. 두 펀드 모두 벤치마크로 삼는 대상은 MSCI차이나지수. 주요 보유 종목들도 유사한 편이지만 선호 종목군이 최근 바뀌고 있다. 2월말 기준으로 봉쥬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차이나모바일홍콩 주식으로 10.5%에 달하며 정유사인 페트로차이나 비중이 8.0%로 그 다음으로 많다. 추문성 신한BNP파리바운용 이사는 “과거에는 정유사 등 수출주를 중심으로 투자했지만 최근 중국경제 성장기여가 내수주로 전환되고 있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기업공개(IPO)를 통해 국유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전환하는 기업도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보유현황만 공개한 피델리티는 페트로차이나와 보험사인 차이나라이프인슈어런스 비중이 각각 9.1%이며 금융업종 투자비중이 전체의 35%에 이른다. ◇단기수익률은 엇비슷…비과세 혜택 여부 엇갈려= 수익률만 놓고 보면 1개월은 봉쥬르가, 6개월 이상은 피델리티가 앞서고 있지만 큰 차이는 없다. 제로인 집계에 따르면 25일 기준으로 1개월 수익률은 봉쥬르가 5.95%, 피델리티가 5.88%를 기록했지만 6개월 수익률은 봉쥬르가 28.57%인데 반해 피델리티가 30.40%로 조금 나은 편이다. 하지만 봉쥬르펀드의 경우 운용역인 클로드 티라마니(Claude Tiramani)가 직접 나서 “올해 20~25%의 기대수익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운용보수는 봉쥬르가 연간 자산의 2.74%로 정해져 있으며 피델리티는 가입시 선취수수료 1.5%에 연간 1.5%의 보수를 내야 한다. 오는 5월부터 해외펀드 비과세가 실시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의 인기는 봉쥬르 쪽이 더 유리한 상황이다. 봉쥬르는 역내펀드인 만큼 현재 주식양도차익에 부과되는 15.4%의 세금이 면제되지만 역외펀드인 피델리티는 앞으로도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중국시장 상승세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효과적인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펀드성격이나 투자지역을 유심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허진영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중국펀드는 투자지역 비중에 따라 중국 증시 혹은 글로벌증시 등락에 따른 영향이 펀드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며 “투자자 스스로 글로벌 증시전망을 꼼꼼히 체크하고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