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첫 출시 복제약, 독점권 혜택을"

● 한미 FTA 보건의료분야 정책토론회<br>개발 동기 유발 효과… 美도 6개월간 부여<br>'개량신약' 약가 오리지널의 80%는 돼야

지난 23일 열린 ‘한ㆍ미 FTA 보건의료분야 정책토론회’에서는 첫 출시 복제약에 일정기간 독점권을 줘 복제약 개발동기를 유발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달 보건복지부와 제약사 사장단 간담회 모습.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위축될 수 있는 국내 복제약(제네릭 의약품) 개발을 활성화하려면 첫 출시 복제약, 이른바 ‘퍼스트 제네릭’에 일정 기간 독점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창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업분석단장은 23일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 주최로 열린 ‘한ㆍ미 FTA 보건의료분야 정책토론회’에서 “FTA 이후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강화로 복제약 개발이 힘들어질 수 있다”며 “퍼스트 제네릭에 일정기간 독점권을 줘 개발동기를 유발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 단장이 제안한 ‘퍼스트 제네릭 우대’ 방안은 보건산업진흥원이 복지부 산하 연구기관이라는 점에서 향후 국내 제약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수단의 하나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제약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은 퍼스트 제네릭에 6개월간 독점권을 부여해 다른 복제약이 출시되는 것을 막고 있다. 퍼스트 제네릭 개발사는 이 기간동안 경쟁없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는 다른 국내 제약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박실비아 보건사회연구원 의약품정책팀장은 “미국시장에서 퍼스트 제네릭은 6개월의 보호기간동안 오리지널 의약품의 60%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정도로 시장침투율이 빠르다”며 “그러나 국내사가 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지 의문이어서 기간과 효과를 신중히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또 최근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와 퍼스트 제네릭 개발사가 공모해 후발 제네릭 의약품 출시를 방해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리지널 의약품의 일부 성분을 변경해 만든 이른바 ‘개량신약’에 대해 적정 수준의 약가를 보전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창섭 한미약품 상무는 “개량신약은 미국에서도 혁신신약 못지않게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라고 전제한 뒤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저렴한 약가로 국가 보험재정 절감에도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적정 수준의 약가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상무는 “최근 국내 매출 1위 항혈전제(플라빅스)의 개량신약이 제약사에서 너무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보험등재를 거부당했다”며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80% 수준을 비싸다고 하면 결국 개량신약을 개발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신약투자 지원금액을 연 300억원에서 500억원까지 늘리고 연구개발투자 확대를 위해 대형 제약사도 중소 제약사와 동등한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태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정부가 피해를 축소하거나 장미빛 전망만 늘어놓지 말고 보건의료분야 협상 내용을 낱낱이 공개해 피해규모를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 국민건강권을 위협하는 한ㆍ미 FTA에 반대한다”고 말해 향후 FTA 비준시 의약품분야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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