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테마따라 요동… 중국 기업 주의보

中경기부양 기대감에 완리 등 8개사 상한가

"묻지마 투자 자제를"


중국 정부가 9일 개막한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국적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국적주들은 별다른 성장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후강퉁 시행 등 중국 관련 이슈만으로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며 막연한 기대감에 편승한 '묻지마식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에 상장돼 거래 중인 중국 국적 기업 9곳 가운데 완리(900180)·차이나하오란(900090)·중국원양자원(900050)·웨이포트 등 8곳이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나머지 한 곳인 씨케이에이치(900120)도 가격제한폭 근처인 14.6%까지 치솟았다.


중국 국적주들의 급등은 중국 정부가 조만간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은 8일 발표된 11월 무역지표에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전망치를 밑돌면서 경제성장률 둔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9일 개막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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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처럼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중국 국적주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단지 중국 국적주라는 이유만으로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던 중국원양자원의 경우 올해 3·4분기까지 누적적자가 628억원에 달하는데도 주가는 연초에 비해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기업 대부분의 회계 수치가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데다 재무제표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실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묻지마식 투자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중국 국적주들의 주가 급등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국내 증시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중국 국적주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실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국적주 가운데 중국원양자원(8,770원)을 제외한 완리·차이나그레이트(900040)·차이나하오란 등의 주가는 1,000~3,000원대에 불과하다. 웨이포트의 경우 이날 현재 747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분명한 인과관계 없이 오르는 테마주 성격의 중국 국적주는 중국 정부가 내년 성장률 목표치를 낮춘다는 뉴스만 나오더라도 크게 뛰어오를 것"이라며 "주가마저 싸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한번 투자해볼까 하는 심정으로 몰려드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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