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이 채 되지 않았던 10년 전 새벽3시 박세리 선배가 맨발 투혼으로 우승하던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제가 그 자리에 서게 돼 너무나 기쁩니다.”
20세 생일이 20여일 남은 박인비가 30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에디나의 인터라켄 골프장(파73ㆍ6,789야드)에서 여자 골프계 메이저 경기인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을 기록한 뒤 감격에 휩싸인 채 10년 전을 회고했다.
10년 전 박세리의 US오픈 우승을 본 뒤 골프를 시작했다는 그는 이날 2언더파 71타를 보태며 나흘 합계 9언더파 283타를 기록,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1988년 7월23일생인 박인비는 지난 1998년 박세리가 기록한 이 대회 최연소 기록(20세9개월7일)을 10개월3일 경신해 기쁨을 두 배로 누렸다. 이 대회에서 10대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인 것 같아 무섭기까지 했다”는 박인비는 “끝까지 침착하자고 계속 되뇌고 있지만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자들이 초반에 무너져줘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며 “우승은 2위가 만들어주는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박인비는 “88년생 친구들이 8명이나 이 대회에 나왔는데 어쩌면 하나같이 다 잘하는지 신기하다”면서 “앞으로 LPGA투어를 주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