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과 비수기 진입에 따라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집값이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분당과 용인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집값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거래를 수반하지 않는 호가 위주의 장세여서 조만간 다소간의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5일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지난주집값 상승률 1, 2위는 각각 분당(0.67%)과 용인(0.52%)이 차지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이처럼 눈에 띄는 강세를 보이는 곳은 과천과 의왕의일부 재건축단지를 제외하면 두 곳 뿐이다.
같은 기간 재건축단지의 상승세가 잡힌 강남권의 집값 상승률은 강남 0.16%, 서초 0.16%, 강동 0.11%, 송파 0.07% 등으로 분당과 용인을 한참 밑돌았다.
분당과 용인은 판교의 중대형평형 분양가가 평당 2천만원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온 지난 1월말부터 집값이 뛰기 시작해 석달 넘게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분당의 경우 정자동, 이매동, 야탑동, 서현동 등 판교와 가까운 지역의 중대형아파트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데 석달새 수억원씩 뛴 곳이 수두룩하다.
정자동 아이파크 63평형의 경우 올 초에는 시세가 8억원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13억원을 웃도는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용인도 상승세가 두드러져 판교와 가까운 성복지구, 신봉지구는 물론 기흥읍,죽전지구 등 다소 거리가 있는 곳까지 집값이 뛰었다.
정부는 지난 2월 당초 6월 예정이던 판교 분양을 11월로 미루고 분양가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2.17 대책을 내놓았지만 약발은 거의 먹히지 않았다.
판교 분양 연기는 호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미뤄지는 것일 뿐이고 분양가제한도 판교의 가치가 여전한 이상 파급력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용인은 신봉동, 죽전동, 성복동, 풍덕천동, 동천동 등 5개 동이 지난달 말 취.
등록세를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묶였지만 가격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하지만 두 지역 모두 매도자와 매수자의 호가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거래가거의 없어 이같은 상승세는 조만간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강남과 집값 연동성이 강한 지역 특성상 강남의 침체 분위기가 이곳까지 번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분당 야탑동 부원공인 관계자는 "강남과 마찬가지로 분당도 분위기는 잠잠하다"면서 "물건이 거의 없고 매도자가 한껏 올려놓은 호가를 낮추지 않아 가격이 오르는것처럼 보이지만 거래가 없기 때문에 조만간 조정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 신봉동 포인트공인 관계자는 "호가 하락은 없지만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이후 매수세가 크게 줄어 분위기는 썰렁해졌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