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충분한 양의 석유를 공급할 것임을 밝혔다고 11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OPEC는 1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최근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하루 50만 배럴을 감산할 것이라고 발표한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도 공식적으로는 OPEC과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이번 합의에 구애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OPEC 13개 회원국은 전세계 석유 생산량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감산이나 증산 결정에 따라 국제 유가가 민감하게 움직여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의 공식 결정과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국제 석유 시장이 위축되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석유 가격을 적당한 낮추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수요 감소에 따른 급격한 석유시장 붕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사우디의 생각이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빈에 도착했을 때 석유시장에 대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인식이 깔려 있다.
사우디 대표단의 고위급 관계자는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고 시장의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면서 "시장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석유가 부족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배럴당 0.68 달러 하락한 102.58 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 1일 이후 5개월여만의 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