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보증이 '시공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분양이 80% 이상 진행된 아파트 분양지구를 보증사고 사업장으로 처리하자 분양보증계약을 맺은 해당 시행사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주택보증계약 약관에 따르면 주택보증과 분양보증 계약을 채결한 뒤 주채무자(시행자)가 부도•파산•사업포기 등으로 주택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면 해당 시행사는 '보증사고'로 처리된다. 이 경우 주택보증은 수분양자들에게 분양이행을 하거나 이미 납부된 분양대금을 환급해주는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13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건설 업체인 동양하우징㈜과 ㈜현진은 '수원 영통구의 아파트 사업과 관련해 시공사인 현진이 회생절차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보증사고 처리를 해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한주택보증을 상대로 분양보증채무이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동양하우징은 신청서에서 "주채무자가 아닌 시공사 현진의 부도를 주채무자인 시행사 동양하우징의 부도로 잘못 이해해 보증사고 업체로 지정했다"며 "이는 보증계약 약관 및 주택법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므로 무효고 동양하우징은 다른 대체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완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진 측도 "기존 사업 유지를 목적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보증은 짧은 기간 무리하게 사업 재개 방안을 재촉하고 보증사고 발생 판정을 했다"며 "이는 사업에 대한 수행권한이 있는 현진 공동관리인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양하우징은 지난 2007년 현진을 시공사로 수원 영통구에 530세대 규모의 아파트 신축 사업에 대한 승인을 받았고 주택보증과 '주택분양보증계약'을 했다. 그러던 중 현진이 9월 부도 처리되면서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고 10월15일 개시 결정을 받았다. 주택보증은 법원이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전인 10월1일 동양하우징에 대해 보증사고 처리를 했다.
기업회생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회생개시에 들어간 회사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고사업장으로 분류해 공사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회생절차에 따른 회생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택보증의 한 관계자는 "건설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공사가 중단되고 이에 따라 공정률이 예정보다 떨어진다"며 "단순히 회생(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사고사업장으로 지정한 것이 아니고 공정률을 보고 판단한 것으로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