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은 순수한 나무같은 영화 석명홍 시네라인-투 대표500만 육박…가족영화 새가능성 보여줘한평생 좋은 영화 10편 만드는 것이 소원 올 초 극장가의 최고 히트작은 단연 '말아톤'이다. 14일 현재 전국관객 476만명이 조승우의 자폐아 연기에 울고 웃었다.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최고의 흥행이다. 강우석 감독의 카리스마도, 아카데미를 등에 업은 외화의 공세도 거뜬히 이겨냈다. '말아톤'의 제작사인 시네라인-투의 석명홍(47ㆍ사진) 대표는 모처럼 웃음꽃을 피우고 다닌다. 영화 마케팅으로 충무로에 발을 담근 지 20년. 제작자로서 데뷔작 '친구'로 전국 820만명을 끌어 모으며 영화 흥행사의 한 획을 그었다면 4년만의 두번째 작품 '말아톤'으로 우리 영화 흥행 공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예상치 못한 대박이다. ▲단순한 오락 영화로 500만명을 넘겼으면 이정도로 기쁘진 않았을 거다. 많은 관객에게 따뜻한 감동을 안겨줬다는 게 가장 뿌듯하다. 수많은 자극적인 영화들 사이에서 '말아톤'은 순수한 나무 같은 작품이다. -제작자로서 꼽을 수 있는 흥행요인은. ▲말초적인 자극에 지쳐 있던 관객들에게 단비를 내려준 게 아닐까. 사실 충무로에서 '착한 영화'라 하면 재미없을 거라는 선입견이 팽배하다. '말아톤'은 웬만한 코미디 영화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유머 코드가 풍부하다. 재미없는 영화는 그 자체가 죄악이다. -전작 '친구'는 자극성이 강하지 않았나. ▲겉으로 보기엔 폭력적이었지만 아날로그적 감성이 풍부한 영화다. 표현이 자극적이었지 본질은 우정에 대한 순수함이다. 작품마다 방식은 달라도 '가족주의'라는 일관된 흐름은 가져가고 싶다. -두 번째 작품을 내놓는 데 4년이나 걸렸는데. ▲충무로에서 17년 동안 2,500편 마케팅을 했다. 양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한 편을 만들더라도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간직 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제임스 딘은 단 세 편에만 출연하지 않았나. 평생 의미 있는 영화 열 편만 만들면 소원이 없겠다. -'말아톤'은 제작비가 별로 안 들어가 보인다. ▲순제작비가 총 28억원 들었다. 요즘 화제작들에 비하면 소박한 수준이다. 영화 규모가 흥행을 결정짓지 못한다. '친구'는 20억도 채 안 들인 영화였다. 제작비도 그렇지만, 소위 충무로 흥행 공식이라는 이데올로기, 섹스, 폭력 그 어디에도 기대지 않았다. 시나리오의 힘만으로 여기까지 온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준비하고 있는 다음 작품은. ▲실화영화 2편을 준비중이다. '뭉치'는 군사정권 시절 부랑아 수용소를 그리는 영화고 '마이 파더'는 해외 입양아가 성인이 돼 사형수 아버지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욕심내지 않고 1년에 좋은 작품 한 두편 씩 선보인다. -함께 일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 ▲이창동 감독과는 꼭 한번 작품을 해 보고 싶다. '초록물고기'나 '오아시스'의 바탕에 깔린 온정 가족주의가 참 좋다. 배우로는 단연 조인성. 브라운관에 오래 머물면 안 될 재목이다. 연기력으로나 눈빛으로나 천상 배우의 자질을 타고났다. 이鑽튿袖?flat@sed.co.kr 입력시간 : 2005-03-14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