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베이징 현대차의 질주

고진갑 <베이징특파원>

베이징현대차가 중국에 상륙한 지 2년 만인 지난해에 중국 내 5위 판매업체로 올라섰다. 진출 첫해인 지난 2003년 쏘나타 한 모델로 5만2,000대를 팔아 10위에 랭크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엘라트라를 합쳐 14만4,088대로 ‘빅5’로 부상했다. 올 1월의 판매고는 더욱 놀랍다. 중국진출 후 처음으로 월간 2만대(2만58대)를 돌파해 월간판매 1위업체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는 단기간에 이룬 베이징현대차의 실적을 경이로운 일로 평가하고 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85년), 일본의 혼다(98년) 등 현대차보다 앞서 중국에 진출한 세계적인 업체들도 2년 안에 10만대를 판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성과는 무엇보다 가격경쟁에 의한 싸구려 제품을 앞세워 이룬 것이 아니라 품질로 세계적인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해 당당히 겨룬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베이징현대차는 현재 품질이나 브랜드 파워, 소비자 만족 등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의 15개 주요 신문 편집장들이 선정한 ‘2004년 최우수 경영기업’으로 뽑혔고 판매성장을 주도한 엘란트라는 ‘2004년 최우수 중형자동차’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사실 진출 첫해만 해도 베이징현대차의 미래에 대한 우려는 컸다. 세계 자동차업계의 최대 각축장인 중국시장에서 신규 브랜드가 자리잡기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도 많았다. 그러나 베이징현대차는 이 같은 우려가 단지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경영진의 리더십,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한 기술혁신, 차별화된 판매전략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다. 베이징현대차의 고속질주는 중국 교민들의 자부심이 됐다. 중국 대륙을 활보하는 현대차를 바라보며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베이징현대차가 나아갈 길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이며 가격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다 경쟁업체도 현대차의 약진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징현대차가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욱 강도 높은 기술개발과 선진화된 마케팅으로 경쟁사의 견제를 피해나가야 한다. 교민들도 가능하면 현대차를 구입하고 홍보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만약 이런 노력을 게을리하면 현대차도 지난해 영업적자로 어려움을 겪었던 중국에 진출한 일부 대기업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에는 중국진출 기업 모두가 웃는 결과를 얻도록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는 물론 교민들의 일거리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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