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軍 신뢰도 추락, 잦은 ‘말바꾸기’ 논란만 자초

‘사격원점ㆍK-9 수’ 파악 안돼…천안함 사태 후 달라진 것 없어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한 군 당국의 잦은 ‘말바꾸기’가 군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국방부와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의 도발 상황에서 우리 군의 대응사격에 동원된 K-9 자주포 수등을 놓고 두 차례 브리핑을 가졌다. 자주포 수와 관련해 사건 당일인 23일에는 6문이라고 밝혔다가 24일에는 4문, 다시 25일에는 3문으로 수정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전개된 것. 또 대포병레이더(AN/TPQ-37) 오작동에 대한 설명도 오락가락 했으며, 대응사격 지점 설명 역시 내용이 바뀌었다. ◇대응사격 K-9 수 ‘6-4-3’ 매일 달라져=합참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 후 기자들의 확인 요청에 따라 오후에 재차 브리핑을 갖고 “처음 설명할 때 다소의 혼란이 있었다”며 “(북한군 포격이)어디서 이뤄졌고, 또 대응사격에 대한 혼란이 있어 해병대사령부와 정부의 최종 확인 사안을 말씀드린다”고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14시 34분부터 시작된 북한군의 1차 포격(150여발)은 개머리지역과 무도지역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14시 47분 무도지역에 50발(2차포격 후 개머리ㆍ무도지역에 30발 대응사격)을 응사했다. 또 15시 12분 2차로 두 지역으로부터 20여발의 포격이 있었으며, 1ㆍ2차 포격 모두 북한군은 방사포를 이용했다. 애초 무도지역에서 포격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우리 군이 무도지역에 대응사격을 했다는 설명과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어 최초 대응사격때 해병대 연평부대의 K-9 자주포 6문 중 3문만 작동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관계자가 최종 정리한 바에 따르면 당시 K-9 자주포 6문 중 2문은 전자회로장애를 일으켰으며, 1문은 앞선 사격훈련 때 불발탄이 끼어 우선 3문으로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이어 사격통제장치에 기능장애가 발생했던 1문을 15시 6분에 긴급히 수리해 대응사격에 가담시켰다. 즉 14시47분부터 59분까지 황해남도 강령군 무도 쪽을 향해 최초로 발사할 때까지는 K-9은 3문 밖에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군은 사건 당일인 23일에는 K-9 자주포 6문이 동원됐다고 했다가 24일에는 4문이 대응사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격원점ㆍ대응사격 파악 늦어…설명만 ’오락가락’=또 대포병레이더(AN/TPQ-37) 오작동도 논란이 되고 있다. 대포병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격 원점을 타격하는데 애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북한군의 1차 포격 당시 이 레이더가 작동하고 있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포탄이 날아오는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즉 개머리 진지를 인식하지 못한 것. 1차 포격에서 북한군이 방사포를 사용한 점을 감안하면 비록 직사화기인 해안포는 인식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곡사화기인 방사포는 대포병레이더로 탐지가 가능하다. 결국 북한은 개머리와 무도 진지에서 동시에 사격했는데에도 14시 47분부터 시작된 우리측의 대응사격(50발)은 좌표가 미리 입력된 무도로만 향했다. 대포병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1차 포격에 대한 대응사격이 무도 뿐 아니라 개머리쪽으로도 향했을 것이란 이해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이 사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확하지 못한 설명을 반복해 이 같은 혼란을 자초한 셈이다. 실제로 군 안팎에서는 지난 3월 천안함 사태 후 군의 사태 파악과 조치가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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