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를 읽은 이들에게 검은색의 중절모 그림을 보여주며 무엇이냐고 질문을 하면 대다수가 주저 없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라고 대답한다. 프랑스의 작가 생텍쥐페리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어린왕자’의 효과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세계는 이미 획일적인 사고와 답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어진 지 오래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을 넓히기 위해, 경쟁기업들보다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 고민하는 레드오션(red ocean)에서 경쟁하고 있다. 물론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Renee Mauborgne) 교수가 말하는 무경쟁시장인 ‘블루오션(blue ocean)’이라는 환경에 있는 기업도 있고 최근 세계 경제계의 화두인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의 장점만을 취한 퍼플오션(purple ocean) 환경에서 존재하는 기업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환경 속에서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더 이상 중절모 그림을 보고 ‘보아뱀’이라고만 답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가벼이 지나칠 사안이 존재하질 않는다. 각도를 달리해 생각하고 문제해결의 길을 전과 다르게 모색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내 주변의 변화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존재하는 기업의 움직임까지 관찰하고 그들과 차별화되는 전략, 경쟁우위를 점유할 수 있는 대안, 블루오션 상품과 시장 등을 모색하기 위해 모든 감각을 열어놓고 기능을 활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별다른 거부감 없이 사용해오던 기계와 기술, 전략이지만 편안함에 안주한다면 소리없이 퇴화되거나 사양화될 뿐이다. 새로운 기계와 기술,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한번 더 생각해야 생존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일부 기업들이 어제의 기계와 기술, 전략을 고집하며 변화에 적응하지 않고 있다가 퇴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산업과 함께 신기계, 신기술, 새로운 전략을 개발하고 활용해 새롭게 변화ㆍ발전된 모습으로 세계 무역환경에서 뛰고 있는 기업이 대다수다.
섬유ㆍ패션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어제의 노동집약 산업에서 탈피해 기술집약ㆍ지식집적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신섬유소재 개발, 정보기술(IT) 활용, 디자인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 생산공정의 글로벌화 및 마케팅 역량 제고 등 산업구조 고도화에 역량을 결집하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무역입국’의 기치를 들고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섬유산업이 이제 국민소득 2만달러 조기 실현을 위해 변화ㆍ발전하고 있음을 주목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