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오랫동안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자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 1,500대에서 사고 1,600대에서 파는 단기 매매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시가 본격적으로 박스권 장세에 들어간 올 2월부터 지난 5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1,600선을 중심으로 주가 등락에 따라 순매매 포지션을 지속적으로 바꿔온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1,500대로 내려간 10거래일 중 이틀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 매수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규모만 8,056억원에 이른다. 반면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서면 지체하지 않고 차익실현에 나섰다. 지난 달초 이후 코스피지수가 1,600선 위로 올라선 13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무려 2조724억원 어치나 순매도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가장 최근 1,500대로 내려간 지난 달말 개인 순매수 상위 리스트에 오른 삼성전자, KB금융,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우리금융 등은 주가가 1,600선을 다시 회복한 이달 이후에는 개인 순매도 상위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갔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이 박스권 장세의 변동성을 이용해 단기 매매에만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가 경기 모멘텀까지 둔화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장기투자에 나서기가 어렵다고 분석한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장세가 오래 이어지면서 장기투자하는 개인들이 사라지고 박스권 하단에서 사고 상단에서 파는 단기 매매 위주의 개인투자자들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불안 요인이 여전히 많아 공격적인 투자가 어렵다"고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이 커질 만한 이슈가 상당 부분 남아 있어 지금 상황에서는 장기투자를 유보하고 단기매매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