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온라인 증권사 성장세 주춤
닷컴의 추락에 이어 온라인 증권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 증시의 장기 활황속에서 인터넷을 활용한 저렴한 수수료를 무기로 급성장하던 온라인 증권사들의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최근 모건스탠리 딘위터의 분석가 헨리 맥비는 미국 최대 온라인 증권사인 챨스 슈왑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면서 메릴 린치나 리먼 브러더스처럼 기관투자자 고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충고했다. 챨스 슈왑은 지난해 11월 CIBC 월드마켓으로부터도 투자등급 하향조정을 당했었다.
또 최근 온라인 증권사인 아메리트레이드가 직원 23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온라인 증권사의 퇴보는 챨스 슈왑과 오프라인 최대 증권사인 메릴 린치의 시가총액에서 두드러진다.
챨스 슈왑은 2년전에 시가총액 255억달러로 메릴 린치의 시가총액을 능가했다. 증권시장에 진입한지 10여년도 안된 챨스 슈왑이 미국 최대 증권사보다 큰 시가총액을 자랑할 정도로 급성장했던 것이다.
하지만 챨스 슈왑의 시가총액이 현재 400억달러로 늘어났는데도 메릴 린치의 시가총액보다 30%나 적게 됐다. 온라인 증권사가 오프라인 증권사를 추월한지 2년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헨리 맥비는 챨스 슈왑의 매출성장률 전망치를 연 23%에서 19%로 하향조정했다. 다음주에 4.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챨스 슈왑도 최근 임원 급여 삭감, 신규 채용 동결 등의 조치에도 불구, 4.4분기 수익이 당초 목표에 미달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CIBC 월드마켓의 분석가 켄 워딩턴은 "온라인 증권사의 급성장세가 지난해 봄을 정점으로 꺾이기 시작했다"며 상당기간동안 온라인 증권사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 증권사들은 그동안 인터넷을 이용한 저렴한 수수료를 바탕으로 기존 증권사의 고객을 무더기로 뺏아오면서 급성장했으나, 이제 이 같은 온라인 증권사의 성장기반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워딩턴은 온라인 증권사들이 다른 수익원을 찾아내지 않는 한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이세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