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해외 공장 이전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7일자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주거래은행에 투자신고를 하는 방법 등으로 공장이나 설비를 해외로 옮긴 기업은 2002년 1,149개사에서 2013년 말 현재 125개사로 줄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은 물론 베트남·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임금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현지에서 각종 규제가 강화돼 해외 생산의 메리트가 사실상 사라진 탓이다.
그동안 중국이나 베트남·캄보디아 등은 비싼 인건비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업체에 중요한 탈출구였다. 하지만 해마다 20~60%씩 오르는 현지 인건비는 고사하고 자고 일어나면 노동·환경 등의 규제가 새롭게 생겨나면서 견디기 힘들게 됐다. 저임에 기초한 해외생산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게다가 갈수록 격해지는 노동시위는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더욱 망설이게 한다. 올해 초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섬유노조의 대규모 파업으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곤욕을 치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렇듯 해외 공장의 장점이 사라지면서 국내로의 U턴이 대안으로 떠오를 듯하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못하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중국에 진출한 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에 복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이 한 곳도 없었을 정도다. 이들 기업에게는 국내 경영환경이 떠날 때에 비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기업의 U턴을 가로막는 장애물로는 과도한 규제, 경쟁적 노사관계, 반기업정서 등이 꼽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규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정부규제 순위에서 95위로 처졌을 정도로 '규제대국'이다. 규제완화를 국정의 핵심 어젠다로 삼았던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에도 등록규제 건수가 되레 380건이나 늘었을 정도로 깊이 뿌리내린 규제의 관성부터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