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동북아 에너지 협력'
최수문 기자 chsm@sed.co.kr
최수문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육박,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을 계기로 러시아의 에너지자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원유의 80%를 지구 반대편의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는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석유 세계 3위인 에너지 부국을 이웃에 두고 있었다.
동북아시아의 에너지자원 잠재력은 다른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다. 시베리아나 사할린뿐만 아니라 황해나 동중국해에도 석유나 가스 등이 대량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직 개발의 손이 닿지 않는 신선한 자원이다.
13억 인구의 중국을 필두로 우리나라와 러시아ㆍ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의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그만큼 에너지자원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매년 10% 내외의 성장을 하면서 세계 자원을 싹쓸이하고 있으며 일본도 최근 경제가 회복되면서 에너지소비가 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의 에너지자원을 경제성장의 원천으로 인식하고 자원민족주의 성향을 노골화하고 있다.
동북아 4국은 아쉽게도 아직 상호협조보다는 경쟁과 독점에 몰두하고 있다. 러시아 이르쿠츠크 코빅타 가스관의 동방노선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대륙붕자원을 둘러싸고는 우리나라와 중국ㆍ일본이 신경전 중이다.
방러 기간 중 노 대통령은 지난 51년 독일ㆍ프랑스 등 서유럽 6개국이 시작한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현재의 유럽연합(EU)으로 발전했다는 역사적 사례를 들며 에너지자원 이용을 통한 동북아의 상생(相生)을 역설했다.
하지만 풍부한 에너지자원 때문에 오히려 피비린내 나는 유혈분쟁에 빠져있는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도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동북아 4국의 중심부에 있는 우리나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입력시간 : 2004-09-29 15:36